[OSEN=이인환 기자]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마침내 마지막 문턱을 넘었다. 세 번의 메이저 결승 패배, 롤랑가로스에서 당했던 부상 악몽까지 한 번에 털어냈다.
즈베레프는 8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2026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플라비오 코볼리를 3-2(6-1 4-6 6-4 6-7<5-7> 6-1)로 꺾었다. 경기 시간은 4시간 16분이었다.
우승이 확정되자 즈베레프는 클레이코트 위에 그대로 쓰러졌다. 얼굴을 감싼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가 기다린 메이저 우승은 네 번째 결승에서야 왔다. 2020년 US오픈, 2024년 프랑스오픈, 2025년 호주오픈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즈베레프는 파리에서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트로피를 들었다.
로이터 통신은 즈베레프가 보리스 베커 이후 30년 만에 메이저 정상에 오른 독일 남자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ATP 투어에서 24차례 우승했던 즈베레프의 25번째 투어 타이틀은 메이저 첫 우승으로 남게 됐다.
롤랑가로스는 즈베레프에게 유독 아픈 장소였다. 그는 2022년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라파엘 나달을 상대하다 오른쪽 발목을 크게 다쳤다. 당시 즈베레프는 휠체어에 실려 코트를 빠져나갔다. 2024년 결승에서는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2-1까지 앞서고도 2-3으로 역전패했다. 같은 코트에서 부상과 패배를 겪은 뒤, 같은 코트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확정했다.
출발은 완벽했다. 즈베레프는 1세트 초반부터 코볼리의 서브 게임을 흔들었다. 깊은 리턴과 안정적인 백핸드로 랠리 주도권을 잡았고, 첫 세트를 6-1로 가져갔다. 코볼리는 2세트부터 공격 강도를 끌어올렸다. 드롭샷과 빠른 포핸드로 즈베레프를 흔들었고, 4-6으로 세트 균형을 맞췄다.
3세트에서 다시 즈베레프가 앞섰다. 코볼리의 범실이 늘어난 틈을 놓치지 않았고, 자신의 서브 게임은 안정적으로 지켰다. 6-4로 3세트를 가져가며 우승까지 한 세트만 남겼다. 하지만 4세트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즈베레프는 앞서갈 기회를 잡고도 흔들렸고, 코볼리는 타이브레이크에서 강한 포핸드로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마지막 세트에서 즈베레프가 다시 코트를 장악했다. 초반부터 코볼리를 몰아붙이며 브레이크에 성공했고,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주지 않았다. 코볼리는 4세트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즈베레프는 5세트를 6-1로 끝내며 길었던 결승을 마무리했다.
코볼리에게도 이번 대회는 커리어 최고 무대였다. 첫 메이저 결승에 오른 그는 즈베레프를 상대로 끝까지 버텼다. 4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가며 이탈리아 남자 선수의 프랑스오픈 우승 가능성을 살렸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경험 차이를 넘지 못했다.

즈베레프는 우승 후 “이 코트는 여러 면에서 내게 정말 특별하다. 이곳에서 인생 최고의 순간도, 최악의 순간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는 언제나 그랜드슬램 챔피언”이라며 “이 트로피는 내게 정말 중요하다. 이번에도 졌다면 자신감이 크게 떨어졌을 것이다. 이제 우승했으니 다시 할 수 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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