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1995년생이지만, 빠르게 축구화를 벗었다. '기적형 공격수' 디보크 오리기(31)가 결국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현역 은퇴했다.
리버풀은 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오리기가 프로 축구 선수 은퇴를 발표했다. 리버풀에서 뛰었던 공격수 오리기는 오늘 31세의 나이로 축구화를 벗는다고 공식 확인했다"라며 오리기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같은 날 오리기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선수로서 나의 목적은 완수됐다. 어린 시절 꿈꿔왔던 가장 큰 무대에서 뛰고, 가장 큰 트로피들을 들어 올리는 꿈을 이뤘다. 이 모든 것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전 세계의 팬 여러분, 내가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오리기는 "우리가 함께 만든 모든 순간들, 모든 골, 모든 역사는 영원히 우리 모두의 것이다. 제가 몸담았던 모든 클럽, 그리고 곁에서 함께해 준 모든 감독님들과 동료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여러분은 경기장 안을 넘어 훨씬 더 많은 부분에서 날 성장시켜 주셨다"라며 "이제 임무는 끝났다. 그리고 난 새로운 소명을 향해 나아간다.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벨기에 국적 공격수 오리기는 리버풀 역사에 남을 선수 중 한 명이다. 비록 모하메드 살라, 스티븐 제라드, 케니 달글리시처럼 구단 레전드로 불릴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치진 못했으나 중요한 순간 팀의 운명을 바꾸는 골들을 많이 터트렸기 때문.
특히 오리기는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안필드의 기적'을 만든 바르셀로나와 대회 준결승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기적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리기의 활약은 결승전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토트넘 홋스퍼와 결승에서 교체 투입된 뒤 추가골을 넣으며 토트넘의 희망을 꺾어버렸다. 결국 리버풀은 오리기의 순도 높은 득점들 덕분에 손흥민을 울리고 트로피를 손에 넣으며 드라마 같은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손흥민과 토트넘에는 평생 아쉬움으로 남을 순간이지만, 오리기에겐 커리어 최고의 순간이었다.
이외에도 오리기는 에버튼과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리버풀 팬들이 보는 가운데 결승골을 넣는 등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리버풀의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긴 어려웠고, 2022년 여름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이탈리아 AC 밀란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후 오리기의 커리어는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세리에 A에서 어려움을 겪은 그는 2023-2024시즌 노팅엄 포레스트로 임대됐지만, 노팅엄 생활도 실패작이었다. 노팅엄에서 성적은 22경기(선발 8회) 1골에 불과했다. 마지막 출전 기록은 2024년 4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오리기는 어쩔 수 없이 AC 밀란으로 씁쓸히 복귀했다. 하지만 돌아온 AC 밀란에도 그가 뛸 자리는 없었다. 심지어 오리기는 등번호조차 받지 못했고, 유소년팀에서 훈련해야 했다. 매각을 추진하던 AC 밀란은 뜻대로 되지 않자 지난해 22월 단 25단어로 된 짧은 공식 발표를 통해 그와 계약 해지를 확정했다.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오리기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팀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그대로 은퇴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탈리아 '가제타'는 "오리기는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영원히 2019년 UCL 준결승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골을 넣고, 이어 토트넘과의 결승전에서도 득점했던 리버풀 선수로 기억될 것"이라고 짚었다.
물론 AC 밀란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반대였다. 매체는 "반면 AC 밀란 팬들에게는 2022년 여름 우승 직후 FA로 영입됐지만, 곧 유령 같은 존재가 돼버린 선수였다"라며 "오리기는 시즌당 400만 유로(약 70억 원)를 받았지만 경기에 뛰지 못했다. 어느 시점에선 구단과 합의 아래 훈련장에도 나오지 않았다. 이후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피렌체와 로마에서 목격됐고, 그 뒤로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솔직히 말해, 이런 이야기는 전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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