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똑같아...재미도 없고 경쟁도 없다" 박주호, 한국 유소년 축구에 직격탄, "우리 BVB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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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6년 6월 10일, 오전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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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한국 축구는 1년 내내 같은 훈련을 한다. 재미도 없고 경쟁도 없다."

박주호(39) 도르트문트 아카데미 코리아 대표가 한국 유소년 축구 시스템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단순히 성적을 내는 선수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승리할 수 있는 선수를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호 대표는 9일 독일 분데스리가가 주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도르트문트 아카데미 코리아 운영 현황과 유소년 육성 철학에 대해 설명했다.

박 대표는 국가대표로 A매치 40경기를 뛰었고 일본, 스위스, 독일, 한국 무대를 경험했다. FC 바젤과 마인츠, 도르트문트에서 유럽 축구를 경험했고 울산 HD와 수원FC를 거쳐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도르트문트 아카데미 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JTBC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한다.

그는 도르트문트 아카데미를 시작하게 된 이유부터 한국 축구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해외 생활을 오래 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크게 느낀 것이 시스템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었다. 여전히 성적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었다"며 "한국에는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 선수들을 키워내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은 부족하다고 느꼈다. 유소년이 제대로 자리 잡아야 한국 축구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가 가장 문제로 지적한 것은 지도 방식이다.

박 대표는 "한국 지도자들은 아이들에게 이기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런데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다. 지도자가 정답을 정해주면 아이들의 생각도 그 틀 안에 갇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은 다르다.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스스로 방법을 찾게 만든다. 일정한 룰을 만들고 선수들이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한다"라며 "아이들이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보고 판단하고 상대를 공략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만든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무엇보다 즐거움을 강조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를 즐기는 것이다. 축구가 재미있어야 스스로 더 하고 싶어지고, 훈련이 끝난 뒤에도 공을 차고 싶어진다"라며 "지금 아카데미 선수들은 축구를 진심으로 즐기면서도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육성 철학을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이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승리할 수 있는 선수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유럽에서 어린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최근 유럽 빅리그에서는 16~17세 선수들이 1군 무대에 데뷔하는 사례가 흔해지고 있다.

박 대표는 "프로 구단들이 그 나이 선수들을 실제 경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단계부터 훈련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이 바뀌면 지도자도 바뀐다. 지도자가 바뀌면 선수도 달라진다.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더 좋은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에서 개성 있는 선수가 줄어든 이유 역시 환경 문제라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예전에는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지금은 캐릭터가 뚜렷한 선수들을 보기 쉽지 않다"라며 "결국 환경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도르트문트가 유소년을 평가하는 기준도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먼저 태도를 본다. 축구를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예의와 규율, 존중도 중요하다. 선생님과 스태프, 동료를 존중하는 태도를 먼저 본다. 그 다음이 축구"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 빠르거나 힘이 좋거나 키가 큰 선수들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도르트문트는 잠재력을 본다. 성장 데이터를 분석하고 성인이 됐을 때 어느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도르트문트가 오랜 기간 유망주 육성에 강점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박 대표는 "예전에는 마츠 훔멜스, 마르코 로이스처럼 유소년 시스템을 거쳐 성장한 선수들이 많았다. 이들은 팀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구단 정체성을 만들어갔다"라며 "이후 우스망 뎀벨레, 제이든 산초, 엘링 홀란드 같은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했다. 물론 훌륭한 선수들이었지만 팀 문화가 조금씩 약해지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지금은 다시 어린 선수들을 프로 무대에 올려 경험을 쌓게 하고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도르트문트가 오랫동안 유망주 육성에 강점을 보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박 대표는 "도르트문트는 선수의 캐릭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포지션별 다양성도 추구한다. 어린 선수들을 프로에 올려 경험을 주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훈련으로 기본기와 소규모 게임을 꼽았다. 그는 "어렸을 때 볼터치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1대1, 2대2 상황도 반복했다. 독일에서는 3대3 훈련까지 많이 한다. 볼을 만지는 횟수가 늘어나고 판단력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라고 전했다.

최근 독일에서 진행된 분데스리가 드림 프로젝트를 통해 만난 한국 유망주들에게는 정신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유럽에 가면 외로운 싸움이 시작된다. 관중도 낯설고 환경도 낯설다"라며 "실패를 경험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프로가 되기 전까지는 계속 도전하고 자신의 장점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해외에서 경쟁하려면 결국 멘털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어려움을 겪고도 버틸 수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대표팀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월드컵을 앞둔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나 역시 어린 시절에는 경쟁 선수가 빠져야 내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시간이 지나고 보니 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발 선수들은 부담과 행복감을 동시에 느낄 것이다. 뛰지 못하는 선수들도 주전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라며 "월드컵은 결국 26명이 함께 치르는 대회"라고 강조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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