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는 쓰레기 국가".. 아프리카 최고 심판 추방이 촉발한 논쟁' FIFA? 미국? 북중미 월드컵은 누가 운영하나요?

스포츠

OSEN,

2026년 6월 10일, 오후 11:10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강필주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불과 48시간 앞으로 다가왔지만, 축구의 축제가 되어야 할 그라운드 밖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 

아프리카 최고의 심판으로 꼽히는 소말리아 출신의 오마르 아르탄이 다른 51명의 심판진에 합류하기 위해 미국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합법적인 비자와 서류를 모두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11시간 동안 억류되고 강도 높은 심문을 받은 끝에 본국 모가디슈로 강제 추방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전 세계 축구인들을 경악하게 만든 이번 사태는 FIFA가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실상 미국 정부의 가혹한 이민 정책이 월드컵을 집어삼킨 것으로 간주되는 이유다.

사실 팬들이 미국 입국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는 예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 경기를 주관해야 할 'FIFA 공식 심판'에게까지 칼날이 향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진] 오마르 아르탄 SNS

영국 'BBC'는 10일(한국시간) '이번 심판 추방 사건은 FIFA가 월드컵 운영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것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FIFA와 대회 개최국 중 하나인 미국의 스포츠에 대한 정치 개입을 비판하고 나섰다.

매체는 "경기장에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들이 배치될 가능성과 그것이 팬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며 "월드컵 개막이 48시간 남은 지금, FIFA는 경기장 밖에서 벌어질 일들에 대해 아무런 통제력도 없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차별 반대 캠페인 단체 'Fare'의 피아라 포와르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의 이데올로기적이고 차별적인 비자 정책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화되고 있음이 매우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최종 준비를 위해 도착한 FIFA 공식 심판이 입국을 거부당하는 촌극은 이제껏 본 적이 없다"며 이번 아르탄 심판에 대한 추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르탄 심판은 아프리카 대륙이 자랑하는 최고의 심판이다. 2025년 아프리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칠레 20세 이하(U-20) 월드컵,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등 굵직한 무대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르탄 심판은 "월드컵 심판으로 선발되었을 때 모든 노력이 보상받는 느낌이었다"고 밝혔지만 마이애미 공항에서 그 꿈은 산산조각 났다.

앤드류 줄리아니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 단장은 "부정적인 정보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세관국경보호국(CBP)의 결정은 옳았으며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대표팀 관계자든, 축구 팬이든, 심지어 FIFA 공식 심판이든 현 행정부 앞에서는 어떠한 '특별 대우'도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역시 도널드 트럼프(80)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특정 국가를 향한 극단적인 배척이 깔려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소말리아와 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이란, 이라크, 아이티, 민주콩고 등 12개국에 대해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특히 그는 작년 12월 조 추첨 직전 소말리아를 향해 "그들은 국가도 아니다. 구조도 없이 서로 죽이고 다닌다"며 "쓰레기들을 우리나라에 계속 받아들이면 잘못된 길로 가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혐오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잔니 인판티노(56) FIFA 회장은 과거 "월드컵 진출국의 팬과 관계자가 입국할 수 없다면 월드컵은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2023년에는 이스라엘 선수단 입국을 거부한 인도네시아의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정작 미국 앞에서는 침묵하고 있다. 오히려 작년 12월 트럼프에게 사상 최초의 'FIFA 평화상'을 바치며 철저히 야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의 강경한 단속은 월드컵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이라크 축구 팬들은 이미 미국 입국을 포기했다. 이란 대표팀은 미국 당국의 결정으로 조별리그 티켓 할당이 전면 취소되었고, 백룸 스태프 15명의 비자가 거부당했다.

심지어 이란 선수단은 경기가 있을 때마다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미국으로 24시간 내에 출퇴근해야 하는 기형적인 상황에 놓였다. 자칫 경기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사진] SNS

매체는 마지막으로 포와르 사무총장의 목소리로 끝을 맺었다. 포와르 사무총장은 "과연 이 월드컵을 지배하는 것이 FIFA인지, 아니면 인종차별적 이민 정책을 펴는 미국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letmeout@osen.co.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