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가 10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연습라운드 도중 한국여자오픈에서의 선전을 다짐하며 엄지를 세우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미국에서 돌아오자 마자 이어가는 강행군 속에서도 발걸음은 가벼웠다. 신지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을 마치고 9일 오전 귀국한 뒤 곧장 대회장으로 향했다. 휴식을 취할 시간도 부족했지만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을 찾아 약 1시간 가량 퍼트 연습에 나섰고, 하루 뒤에는 18홀 연습라운드까지 소화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양윤서, 김규빈, 구민지 등 후배 선수들과 함께 코스를 돌며 대회를 준비했다.
땀을 흘리며 샷을 이어간 신지애는 15번홀(파4) 그린에선 한참 동안 머물렀다. 벙커에서 여러 차례 공을 쳐봤고, 그린 뒤 러프로 자리를 옮겨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어프로치 샷도 점검했다. 하루 전에 귀국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신중하게 코스를 분석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모습이었다.
신지애에게 한국여자오픈 출전은 의무가 아니다. 이미 한국 여자골프 역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전설의 반열에 오른 선수다. 그럼에도 다시 이 대회에 출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여전히 식지 않은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신지애가 한국여자오픈 개막에 앞서 연습라운드 도중 그린의 경사를 살피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그러나 신지애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화려한 기록만이 아니다. 더 놀라운 점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함께 선수 생활을 시작했거나 비슷한 시기에 투어에 데뷔했던 이보미, 김하늘, 최나연 등 동갑내기 스타들은 이미 현역 무대를 떠났다. 반면 신지애는 여전히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다.
올해도 JLPGA 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해 악사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 준우승을 포함해 세 차례 톱10에 올랐다. 지난주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서도 본선에 진출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21년 차 선수에게 “어떻게 그렇게 에너지가 넘치느냐”고 묻자 신지애는 잠시 생각한 뒤 답했다.
“아직 위를 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안에는 신지애의 선수 인생이 담겨 있었다.
신지애가 한국여자오픈이 열리는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15번홀 그린 옆 벙커에서 공을 쳐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그는 “나는 여전히 위를 보고 있다”며 “‘이 정도면 됐어’라고 만족한 적이 없다. 만약 그랬다면 벌써 그만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애는 프로 활동 내내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왔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 도전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겠다는 목표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고, 결과와 관계없이 도전하는 과정 자체가 선수 생활의 원동력이 됐다.
높은 곳에 오를수록 새로운 기록도 다가오고 있다. 일본에서 1승만 더하면 30승을 채워 영구시드를 획득하고, 일본여자오픈을 제패하면 JLPGA 투어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상금왕이 되면 전 세계 최초로 한국과 미국, 일본 투어 상금왕이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도 달성한다.
US여자오픈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다음 도전이었다.
신지애는 “US여자오픈처럼 높은 수준의 코스에서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발전하는 효과가 있다”며 “내년에도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안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멈추지 않고 여전히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 21년째 그를 경쟁의 무대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18년 만에 한국여자오픈 무대에 서는 신지애는 “이번 주에는 이 대회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히고 다시 16번홀 페어웨이를 걸었다.
신지애가 15번홀 그린 주변 벙커에서 공을 탈출시키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