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안타깝게 월드컵 무대를 놓친 오마르 아르탄(34) 심판이 고국 소말리아에서 수천 명의 환대를 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소말리아 출신 월드컵 심판 아르탄은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뒤 조국에서 영웅으로 환영받았다. 그는 수요일 수도 모가디슈에 도착했으며 팬들과 정부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르탄은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 4월 발표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심판 명단에 포함됐다. 소말리아 출신 최초의 월드컵 주심이 탄생할 예정이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최고 수준 심판 중 한 명으로 평가받으며, 2025년 아프리카 올해의 남자 심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르탄은 미국 마이애미에 마련된 심판 훈련 캠프에 합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 이번 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으로부터 돌연 입국을 거부당했다. 합법적인 비자와 FIFA 서류를 제시했음에도 공항에서 11시간 동안 심문받은 끝에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된 이유도 없었다. CBP는 아르탄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한 소말리아 국적자가 토요일 이스탄불에서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신원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입국이 허용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이후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CBP가 '테러 조직 의심 인물들과 연관성' 때문에 아르탄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해명이다. 케냐 주재 소말리아 대사관에 따르면 아르탄은 이미 지난주에 미국을 방문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받았기 때문.
갑작스러운 미국 당국의 입장 변화를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뚜렷한 혐의점이 있는 것도 아닌 만큼 단순히 아르탄이 소말리아 국적이라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은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도 우려의 대상이 돼 왔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소말리아를 포함한 12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고 짚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FIFA 측은 발을 뺐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부끄럽지도 않냐"는 영국 'BBC' 취재진의 일갈에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우리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 정부나 경찰력을 지배할 수 있는 '세계의 왕'이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또한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소리 지르고 고함치는 것은 해결책을 찾는 것과 정반대의 행동이다. 때로는 그냥 진정하고, 이성적으로 릴랙스하는 것이 좋다"라며 오히려 비판 여론에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결국 아르탄은 어쩔 수 없이 소말리아로 돌아가야 했다. 귀국 현장은 소말리아 국기를 흔드는 팬들로 붐볐다. 그는 인파로 가득 찬 경기장에서 목마를 타고 한 바퀴 돌며 손을 흔들어 응원에 화답했다.
아르탄은 "소말리아는 좋은 일이 있든 나쁜 일이 있든 우리의 나라다. 젊은이들에게 조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지금 내 나라에 있으며, 내가 있고 싶은 다른 곳은 없다"라며 "하나님의 뜻이라면 다음 월드컵에는 반드시 참가하겠다. 소말리아 국민들이 이 사실에 위안을 얻고 자신감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아르탄, 스카이 스포츠, 달산 잉글리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