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멕시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저희는 2002년의 그 감동과 뜨거웠던 열기를 잘 알잖아요. 이번엔 우리 아이들이 꼭 한번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왼쪽부터)허대영 씨와 막내 아들. 사진=허윤수 기자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의 거리 응원 모습. 사진=AFPBB NEWS
허 씨는 “처음 멕시코에서 월드컵이 열린다고 했을 때 과달라하라에 한국 대표팀이 오는 건 상상도 못했다”며 “더군다나 멕시코와 한 조가 될 줄도 몰랐다”고 말한 뒤 웃었다. 그러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갔으면 한인이 많을 텐데 그런 면에서는 대표팀에 미안하기도 하다”며 “그래도 가슴이 뛰더라”라고 설렘을 전했다.
그래도 과달라하라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홍명보호를 열렬히 응원할 준비를 마쳤다. 수도 멕시코시티에 이어 제2의 도시인 과달라하라에 거주하는 한인 수는 450명 정도다. 지역 한인회에서 활동하는 허 씨는 “그래도 한인 150명이 체코전이 열리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으로 가서 응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엔 교회에 다니는 청소년들이 모여 ‘과달의 붉은악마’ 등 응원 팻말을 만들기도 했다. 허 씨는 그렇게 미래 세대에도 특별한 월드컵이 되길 바랐다. 그는 “우리가 처음 멕시코에 왔을 땐 ‘치노’(중국인)라는 인종차별 발언도 많이 들었고 무시도 당했다”며 “이젠 우리나라 위상이 높아지면서 인정받고 섞여 지낸다”고 말했다.
과달라하라 청소년들이 한국-체코전에 쓸 응원 도구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허대영 제공
그러면서도 “그래도 어린 친구들이 한국인의 긍지도 높이고 자부심을 느끼게끔 대표팀이 멕시코를 꼭 이겨줬으면 한다”며 “속된 말로 기분 좋게 웃으며 맞아줄 수도 있다’”고 미소 지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허 씨는 마음 한쪽에 ‘국가대표’라는 책임감과 사명감도 지녔다. 세계적으로 K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코리아(KOREA)’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일하는데 신호위반도 못 하고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지 못한다”고 웃었다.
이미 많은 경험과 정보를 접하고 오는 멕시코 사람도 많다. 허 씨는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퓨전 음식도 못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떡볶이 맛이 (한국 떡볶이와) 다르면 말이 나오고 반찬으로 겉절이를 달라고 한다”면서 “예전엔 신김치로 김치찌개를 만들면 ‘상했다’고 했는데 오히려 이젠 신김치로 만든 김치찌개를 찾는다”고 전했다.
끝으로 허 씨는 과달라하라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싶어 했다. 올해 2월 과달라하라에선 멕시코 연방군이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 수장을 제거한 뒤 조직 간 주도권 다툼으로 인해 대규모 소요 사태가 일어났다.
허 씨는 “일부 보도와 달리 상당히 빠르게 혼란이 제압됐고 가짜 뉴스 등으로 인한 오해가 크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뉴스에 나오는 군인도 한국으로 치면 과거 의무경찰 같은 치안군일 뿐 위험한 상황이어서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과달라하라 지역 한인회가 6년 만에 재정비 후 운영되고 있다”며 “고향 한국에서 손님들이 오는 데 안전하고 즐겁게 월드컵과 이 지역을 방문하길 바라는 뜻에서 재조직됐다. 안심하시고 즐거운 여행, 경기 관람을 하시길 바란다”고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