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조규성(왼쪽부터), 손흥민, 이강인 등이 6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피파 커뮤니티 트레이닝(오픈 트레이닝)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6.6.7 © 뉴스1 임세영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지향하며 달려온 홍명보호가 드디어 첫 경기를 치른다. 향후 팀 분위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1차전이고,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내야할 상대다. 대회 전체 성패를 좌우할 분수령이라 칭해 무방할, 아주 중요한 경기가 곧 시작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현지시간 11일 오후 8시(한국시간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시에 위치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첫 승점을 넘어 첫 승리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부담을 주고 싶진 않으나 체코전에서 우리가 원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다. 현역임에도 잠시 휴가를 내 멕시코로 날아온 기성용도 "가장 중요한 경기이기에, 체코전을 응원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했다.
체코 축구 국가대표팀 파트리크 시크를 비롯한 선수들이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스포츠 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6.6.11 © 뉴스1 박지혜 기자
체코 '장신 숲', 과감하게 헤쳐라
체코는 특징과 장점이 명확한 팀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장신 선수들이 즐비하다.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는 간판 공격수 파트리크 시크의 신장이 191cm고 체코의 핵심 퍼즐 아담 흘로제크도 190cm에 육박한다. 전임 주장인 웨스트햄 소속 미드필더 토마시 소우체크가 192cm이고 황희찬의 울버햄튼 동료이자 새 캡틴인 수비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도 191cm다. 심지어 공격수 토마시 호리는 199cm 압도적 피지컬을 자랑한다.
공격이나 수비 어느 한쪽에 치중된 것이 아니라 포지션별로 고르게 '장신 숲'이 펼쳐진다. 평균 신장이 186cm라고 하니 말 다했다. 공격 시 측면에서의 크로스를 활용, 포스트에서 높이로 찍어 누르는 고전적인 스타일을 펼칠 공산이 큰데, 사실 알고도 막기가 쉽진 않다. 크로스가 넘어오기 전에 막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수비수들도 모조리 장신이다. 의미 없이 위로 띄우는 패턴은 헛심에 그칠 수 있다. 높이는 좋으나 스피드는 떨어진다. 공간을 마크하는 협력이나 상대 공격수의 스피드에 대응하는 민첩성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수비 뒤공간으로 투입하는 날카로운 패스, 발밑이 굼뜬 장신 수비수를 흔들기 위한 과감하고 빠른 돌파 등 적극적으로 두드려야한다.
홍명보호에도 좋은 자원들이 많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겨룰 필요가 있다. 기성용은 "지금 대표팀에는 경험 많고 능력 좋은 선수들이 많다. 우리 선수들이 가진 능력이 체코에 전혀 밀리지 않는"면서 "체코는 우리가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기운을 불어 넣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 이강인 등이 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강인, 손흥민, 이동경, 옌스 카스트로프, 김문환, 백승호, 이기혁. 2026.6.2 © 뉴스1 임세영 기자
고지대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각
두 팀의 경기는 1570m 고지대에 위치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평지에서 경기하는 것과는 많은 것이 달라진다는 게 경험한 이들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체력 소모는 빠르고 회복은 더디다. 일반적인 경기장보다 공의 속도가 더 붙고 움직임도 불규칙적이다. 대표팀 김승규 골키퍼는 "슈팅을 막았다 생각했는데 들어가더라" 전했다.
이런 고지대 적응을 위해 한국은 과달라하라와 환경이 유사한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캠프를 진행했다. 조추첨 후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베이스캠프도 과달라하라에 마련했다. 현재 대표팀이 훈련장으로 쓰는 치바스 바예 베르데의 잔디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잔디와 동일 품종이기도 하다.
반면 체코의 대비는 미흡해 보인다. 유럽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느라 3월에서야 본선을 확정, FIFA가 지정한 미국 댈러스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가뜩이나 해발 150m에 불과한 평지에서 연습했는데, 과달라하라에 경기 전날 들어오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
일단 쿠베크 체코 감독은 "고지대를 너무 신경 쓰고 싶지 않다. 1차전에서 체코가 어떻게 경기하는지 지켜보길 바란다. 선수들 컨디션은 좋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경험 풍부한 레전드 박지성 해설위원은 "체코 입장에서는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고지대 영향은 분명하다"고 잘라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 모두 고지대 적응은 완료됐다. 데이터 상으로도 만족스럽다"면서 "선수들 마음속에 우리가 고지대에 적응했다는 안도감과 자신감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 영 대학교 BYU 사우스필드 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평가전 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임세영 기자
중후반 희비 가를 조커 그리고 세트피스
많은 골이 터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개막일에 열리는 1차전이다. 서로 부담스럽다. 특히 체코는 20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이라 경기 초반 보수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공산이 크다. 담담한 척했으나 아무래도 '고지대에 대한 감'을 익히기 위해 시작부터 무리하진 않을 전망이다.
경기 중후반이 포인트다. 뉴스1에 한국 대표팀 경기 관전평을 기고하는 최용수 감독은 "고지대에서 뛰어본 선수들은 안다. 경기 후 60분이 지나면 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 후반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조커'가 중요해질 수 있는 배경이다. 전반전과는 전체적인 움직임이 달라지고 조직력에 조금씩 균열이 생길 때 틈을 파고들어 비수를 꽂을 교체 멤버를 홍명보 감독은 잘 고민해야한다. 세트피스 비중도 높아질 경기다.
일반적인 환경에 비해 필드 플레이로 깔끔한 찬스를 만들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세트피스는 다르다. 특히 세트피스는 신체조건이 좋은 체코에게 보다 유리한 공격 형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체코는 우리 지역 근처에서 파울을 유도하기 위한 플레이에 신경 쓸 텐데 홍명보호 후방 자원들이 반드시 신경을 써야한다. 덤비면 곤란하다.
한국의 세트피스 공격 시에는 체코 맞춤형 작전이 필요해 보인다. 뻔한 크로스-헤더로는 뚫기 어렵다. 장신들 사이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속된 플레이'가 있어야한다.
lastuncl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