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고열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첫 월드컵, 첫 골에 울컥한 오현규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후 01:45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체코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오현규(베식타스)는 경기 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며칠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고, 열이 38도까지 올라 걱정도 많았다”며 “스태프와 의무진, 닥터 선생님들이 극진히 보살펴준 덕분에 오늘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오현규가 후반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현규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35분 역전골을 넣었다. 자신의 월드컵 본선 데뷔전에서 기록한 첫 골이었다.

오현규는 후반 24분 손흥민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들어간지 11분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백승호가 수비 뒷공간을 향해 논스톱 롱패스를 보냈고, 측면을 파고든 황인범이 중앙으로 빠르게 크로스를 연결했다. 오현규는 이를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오현규의 결승골 덕분에 한국은 체코를 2-1로 누르고 승점 3을 획득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차전을 이긴 것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

오현규는 경기 후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고 감사하다”며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공격수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고 했다.

오현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채 예비 선수로 대표팀과 동행했다. 등번호 없는 유니폼을 입고 벤치 밖에서 선배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당시 그는 언젠가 한국 대표팀 공격수의 상징인 18번을 달고 월드컵 무대에 서겠다는 목표를 품었다. 한국 축구에서 18번은 황선홍, 조재진, 이동국 등 대표팀 최전방을 책임졌던 공격수들이 이어온 번호다.

오현규는 카타르 대회 이후 유럽 무대에서 성장했다. 월드컵을 앞둔 지난 2월에는 벨기에 헹크를 떠나 튀르키예 베식타시로 이적했고, 공식전 8골 2도움을 기록하며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꿈꿔왔던 첫 월드컵, 그리고 첫 경기에서 찾아온 결정적 기회. 오현규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4년 전 벤치 밖에 있던 예비 선수는 이제 한국 대표팀의 승부처를 책임지는 공격수로 섰다.

오현규는 “오늘 승리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며 “다음 경기는 상대 홈에서 열리는 만큼 겸손하게 준비하겠다. 할 수 있는 만큼 100%를 쏟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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