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선방' GK 김승규 “딸과 영상통화가 큰 힘 됐다”[북중미월드컵]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후 02:41

[과달라하라(멕시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눈부신 두 차례 선방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견인한 골키퍼 김승규(FC도쿄)의 얼굴에는 승리의 감격이 여전히 가득했다.

김승규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의 경기에서 골문을 훌륭히 지켜 2-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결정적인 선방을 해내는 한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 사진=뉴스1
한국은 체코의 세트피스에 후반 먼저 실점했지만 황인범과 오현규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승규는 경기 막판 두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해내 승점 3을 지켰다.

김승규는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대회 전부터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고, 선수들끼리도 오늘 경기는 꼭 잡고 가야 한다고 했다”며 “먼저 실점했지만 다 같이 역전해 결과를 가져와 굉장히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김승규는 자신의 선방보다 팀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우리가 주도하는 경기였고 상대 찬스가 많지는 않았는데 먼저 실점했다”며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면 수비수나 골키퍼의 책임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역전골이 나왔고, 마지막 선방도 팀에 조금이나마 힘이 됐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실점 장면이 된 체코의 롱스로인에 대해서는 “분석할 때부터 상대의 세트피스와 롱스로인이 장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보통 롱스로인을 하는 팀은 한두 명이 타깃이 되고 나머지가 세컨드볼을 노리는데, 체코는 장신 선수들이 유인하고 뒤에서 들어오는 선수들까지 피지컬이 좋았다”며 “알고 있던 패턴인데도 당한 것 같다”고 했다.

체코의 높이는 예상대로 부담이었다. 김승규는 “세트플레이 수비를 계속 준비했는데도 상대가 워낙 피지컬적으로 강했다”며 “준비했던 부분인데도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승규에게 이날 승리는 개인적으로도 각별했다. 그는 지난해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겪은 뒤 재활을 거쳐 월드컵 무대에 섰다.

김승규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운동장에 다시 복귀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시기였다”며 “그 부상을 이겨내고 월드컵에서 선발로 나오고 승리까지 가져와 지난날들을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더불어 “재활은 정말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면서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들이 저를 보고 조금이나마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태어난 딸도 김승규에게 힘이 됐다. 아직 딸을 직접 만나지 못했다는 김승규는 “경기장에 출발하기 전 딸과 영상통화를 했다”며 “지금까지는 자고 있는 모습만 봤는데 오늘은 신기하게 눈도 제대로 뜨고 많이 마주쳐 줬다. 힘이 많이 났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한국 팬뿐 아니라 멕시코 팬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김승규는 “워밍업을 마치고 들어와 선수들끼리 멕시코 팬들이 우리를 응원해 주니 홈 분위기 같다고 했다”며 “홈이라고 생각하고 경기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다음 상대 멕시코전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김승규는 “선수들이 개막전을 다 본 것 같다”며 “국가를 부를 때부터 남아공이 기가 죽고 분위기가 넘어갔다고 느꼈다. 다음 경기 때는 그런 부분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인정했다.

고지대와 공인구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김승규는 “처음 왔을 때 일주일 정도는 슈팅 속도나 킥의 거리감이 맞지 않았다”며 “지금은 적응이 돼 경기 때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초반부터 롱킥이 많았던 이유도 설명했다. 김승규는 “체코 선수들이 초반부터 맨투맨으로 수비를 해 뒤에 공간이 많이 남았다”며 “우리 앞에는 손흥민을 비롯해 빠른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 공간을 노리는 것은 준비된 패턴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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