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때문에 한 달 휴업한 부모님…'추어탕 수저' 오현규가 해냈다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후 04:44

오현규의 가족이 운영하는 추어탕집. SNS 갈무리
역전골 환호하는 오현규. 연합뉴스
“남들이 이유식 먹을 나이에 나는 추어탕에 밥을 말아 먹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6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승리를 이끈 결승골의 주인공은 오현규(25·베식타시). 특히 아들의 첫 월드컵을 응원하기 위해 식당 문을 닫고 멕시코로 향한 부모 앞에서 역전골을 터뜨리며 더욱 감동적인 이야기를 완성했다.

한국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전반 14분 선제 실점했지만 황인범의 동점골과 오현규의 결승골을 앞세워 승부를 뒤집었다.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는 2010 남아공 대회 그리스전 이후 16년 만이다.

이날 해결사는 교체 투입된 오현규였다.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그는 후반 손흥민을 대신해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후 후반 35분 황인범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왼발로 마무리하며 체코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월드컵 데뷔전에서 터뜨린 데뷔골이자 한국에 승점 3점을 안긴 결승골이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추어탕집 아들’로 알려진 오현규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운영하는 추어탕집에서 자랐다. 그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남들이 이유식을 먹을 나이에 나는 추어탕에 밥을 말아 먹었다”며 “대략 만 그릇은 먹었을 것이다. 부모님이 저를 낳아 키우시면서, 추어탕으로 키우셨다. 저희 부모님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경기 직후에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추어탕 전문점을 운영하는 부모의 휴무 공지문도 온라인에서 주목받았다. 공지문에는 ‘6월 30일까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잠시 휴무하게 됐다’며 ‘이번 월드컵에는 우리 아들이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게 돼 가족으로서 현장에서 함께 응원하고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적혀 있었다.

부모의 응원 속에 골을 넣은 오현규는 경기 후 방송인터뷰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이라며 “사실 경기 전 열이 38도까지 올라 뛸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스태프들이 잘 관리해줘서 골까지 넣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을 뛰는 것만으로도 감격인데 승리까지 거둘 수 있어 다행”이라며 “좋은 흐름을 이어 멕시코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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