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이다. KLPGA 투어 최다 출전 기록을 360경기로 늘린 안송이는 다음 목표를 다짐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에는 다소 먼 미래처럼 들렸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KLPGA 투어 최초 400경기 출전 대기록을 세운 안송이가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경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400경기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한국 여자골프 역사에서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영역이다. 수많은 선수가 투어에 입성했지만 부상과 부진, 시드 경쟁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대를 떠났다. 안송이는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 17시즌 동안 살아남으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안송이는 화려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가 아니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주목받은 유망주도 아니었고 국가대표나 상비군 경력도 없었다. 2008년 KLPGA에 입회한 뒤 2010년부터 정규투어 무대를 누볐고, 이후 긴 시간 생존 경쟁을 이어갔다.
400경기 출전은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뤄낸 기록이다. 시드를 잃을 위기와 부진의 시간을 견뎌냈고, 매 시즌 다시 일어섰다. 특히 꾸준함은 안송이의 가장 큰 무기가 됐다. 400경기를 뛰는 동안 통산 2승을 거뒀고, 우승 횟수 이상의 가치를 남겼다.
이날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는 안송이의 대기록을 축하하기 위한 특별한 손님들도 찾아왔다. 13년째 동행하고 있는 KB금융그룹 관계자들이 경기장을 찾아 꽃다발과 선물을 전달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축하했다.
안송이는 현재 KLPGA 투어 선수 가운데 단일 기업과 가장 오랫동안 후원 계약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장수 선수다. 긴 시간 한 기업과 동행해 왔다는 사실 역시 그가 걸어온 선수 생활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기록이다.
안송이는 “기록을 위해 달려온 것은 아니지만 막상 400경기 출전이라는 목표를 이루고 나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축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4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안송이는 또 다른 이정표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통산 295회 컷 통과를 기록 중인 그는 300회 컷 통과까지 단 5회만 남겨두고 있다. 이미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인 안송이는 출전 기록과 컷 통과 기록 모두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비록 이번 한국여자오픈에서는 이틀 합계 10오버파 152타를 기록해 컷 통과에는 실패했다. 의미 있는 대회에서 일찍 경기를 마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안송이는 곧바로 다음 도전을 이야기했다.
안송이는 “내일부터 다시 1일이라는 각오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400경기 출전의 길을 가장 먼저 걸어간 안송이의 이름이 KLPGA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로 남는 순간이다.
안송이.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