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선수 보호를 위해 만든 3분 휴식이 중계 광고 논란으로 번졌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폭스가 2026 북중미월드컵 중계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도중 전체 화면 광고를 내보냈고, 이에 미국 축구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FIFA는 북미 여름 더위에 대비해 이번 월드컵에서 전 경기 전·후반 한 차례씩 3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도입했다. 온도와 무관하게 모든 경기에서 적용되는 방식이다.
논란은 대회 개막전부터 나왔다. 멕시코가 남아공을 상대로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선언됐다. 폭스는 이 구간에서 전체 화면 광고로 전환했다. 가디언은 중계가 경기로 돌아왔을 때 이미 플레이가 약 10초가량 재개된 뒤였다고 전했다. 남아공이 추격을 시도하던 장면 일부가 광고 때문에 화면에 잡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FIFA는 방송사가 경기가 다시 시작되기 30초 전에는 중계 화면으로 돌아오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폭스가 이 요청을 지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축구 중계에서 경기 중간 전체 화면 광고는 익숙한 장면이 아니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는 광고 시간이 경기 구조 안에 들어가 있지만, 축구는 전·후반 45분 흐름이 끊기지 않는 종목이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자체는 선수 보호 명분을 갖고 있다. 북중미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전역에서 치러지고 이동 거리와 기온 차가 크다. FIFA는 선수들이 고온에 노출될 가능성에 대비해 모든 경기에서 일정한 휴식 시간을 넣었다. 문제는 그 3분이 감독에게는 전술 타임아웃, 방송사에는 광고 시간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미국 ‘스포츠비즈니스저널’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고 짚었다. 이전에도 폭염 속 경기에서는 물 마시는 시간이 있었지만, 이번 대회처럼 모든 경기에서 일괄적으로 멈추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매체는 감독들이 해당 시간에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고, 축구가 농구나 미식축구처럼 네 구간으로 나뉘는 느낌을 줬다고 전했다.
방송사별 선택도 갈렸다. 가디언은 미국 스페인어 중계권자인 텔레문도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동안 전체 화면 광고를 내보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폭스는 영어 중계권을 갖고 있고, 이번 대회 첫날부터 브레이크를 광고 시간으로 활용했다. 영국 ‘더 선’ 미국판도 폭스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동안 전체 화면 광고와 홍보물을 내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새 규정은 월드컵 경기 운영의 일부가 됐다. 선수들은 물을 마시고, 감독들은 대형 전술 지시를 할 수 있다. 방송사는 짧은 시간에 광고를 넣을 수 있다. 다만 공이 다시 굴러가는 장면을 놓치면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월드컵은 멕시코-남아공전으로 막을 올렸다. 경기 결과는 멕시코의 2-0 승리였다. 중계 쪽에서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와 전체 화면 광고가 첫날의 또 다른 장면으로 남았다. FIFA의 30초 복귀 요청과 방송사의 광고 운영은 남은 100경기 넘는 대회 일정에서 계속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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