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 룰', '10초 룰' 경기 지연 줄였더니, 전후반 '광고 타임'으로 쓰나...클롭 감독 쓴소리 "스폰서 위한 금빛 새장"

스포츠

OSEN,

2026년 6월 14일, 오전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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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북중미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를 줄이겠다며 대대적인 규정 개편에 나섰다. 이는 현재 이번 대회에서 모두 적용되고 있다.

골키퍼의 이른바 '전술 타임아웃'은 사실상 금지됐다. 스로인 지연, 골킥 시간 끌기, 교체 과정에서의 고의적 지연도 강하게 단속했다. VAR 개입 범위도 넓혔다. 명분은 분명하다. 경기 흐름을 빠르게 만들고 실제 축구가 진행되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작 월드컵 현장에서는 다른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FIFA는 이번 대회부터 전반 22분, 후반 22분마다 3분씩 의무적인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도입했다. 선수 보호와 폭염 대응이라는 이유다. 북중미 여름의 높은 기온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조치다.

문제는 현실이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단순히 물을 마시는 시간이 아니다. 감독들은 선수들을 불러 모아 전술을 전달하고, 중계사는 광고를 내보낸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은 체코전 승리 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선수들에게 계속 우리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노트북까지 꺼내 전술 설명에 활용했다.

결국 FIFA가 금지하려 했던 '전술 타임아웃'은 다른 이름으로 부활한 셈이다.

더 아이러니한 점은 FIFA가 골키퍼 부상 상황에서 선수들이 벤치로 모이는 것까지 막았다는 사실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피에를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은 "골키퍼가 치료받는 동안 선수들이 감독에게 가서 전술 회의를 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서는 공식적으로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 세울 수 있다.

골키퍼가 주저앉아 얻는 1~2분의 전술 지시는 금지하면서, 모든 선수가 모여 3분 동안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장려하는 모습이다.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이 이를 곱게 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독일 'ZDF'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클롭은 인터뷰에서 "축구는 에어컨이 나오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경영진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선수 건강을 위한 것처럼 포장됐지만 실상은 스폰서를 위한 금빛 새장"이라고 비판했다.

표현은 거칠지만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번 월드컵에서 FIFA는 스로인을 5초 안에 처리하라고 요구한다. 교체 선수도 10초 안에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한다. 골킥 역시 시간을 끌면 불이익을 받는다. 1분, 30초, 심지어 몇 초 단위까지 아끼기 위해 수많은 규정을 만들었다.

그렇게 절약한 시간을 정작 어디에 쓰고 있는가.

현재 월드컵 현장에서 가장 길게 경기가 멈추는 순간 중 하나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다. 선수들은 물을 마시고, 감독은 작전을 전달하고, 중계사는 광고를 송출한다.

물론 폭염 속 선수 건강은 중요하다. 선수 보호를 위한 휴식 자체를 비판할 이유는 없다.

다만 FIFA가 정말 선수 건강만을 생각했다면, 지금처럼 전 세계 수억 명이 시청하는 황금 시간대에 정확히 맞춰 경기를 끊는 방식이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시간 끌기를 없애겠다며 수많은 규정을 만들어 놓고, 정작 가장 긴 중단 시간은 새롭게 만들어냈다. 축구를 더 빠르게 만들겠다는 FIFA의 개혁은 아직 절반만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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