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새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日 축구팬, '왜 경기장 청소하나' 이유 찾았다

스포츠

OSEN,

2026년 6월 14일, 오후 07:24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강필주 기자] 일본 축구 경기는 일본 팬들의 경기장 청소가 항상 화제가 돼 왔다. 이번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일본 축구 팬들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좌석 주변을 청소하는 모습을 어김 없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포츠 'ESPN'은 14일(한국시간) '일본 팬들은 왜 경기장을 청소하는 걸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 경기가 끝난 후 일본 관중들이 경기장을 청소하는 이유와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일본 팬들의 청소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었다. 이제 이런 일본 팬들의 행동은 월드컵은 물론 올림픽 등 일본이 참가하는 주요 국제 스포츠 행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일본 팬들이 보여준 모습은 더욱 화제였다. 일본은 우승 후보 독일을 상대로 2-1의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둔 직후 광란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경기장을 나갈 때는 자신들이 머물렀던 관중석을 깨끗하게 청소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지어 일본 팬들은 자국 국가대표팀의 경기가 아니었던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대회 개막전에서도 관중석을 청소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큰 찬사를 받기도 했다.

팬뿐만 아니다. 선수들은 자신들이 사용했던 라커룸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떠난다. 더불어 라커룸을 잘 사용했다며 고맙다는 말도 함께 남겨 감동을 홈 스태프들에게 감동을 안기기도 한다. 

매체는 이런 청소 습성이 일본의 속담에서 찾았다. 일본 속담에 '立つ鳥跡を濁さず'라는 말이 있다. 이를 직역하면 "떠나는 새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신이 머물렀던 자리를 원래 있던 그대로 깨끗하게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또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화가 일본의 독특한 '학교 교육'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았다. 스콧 노스 오사카대 사회학 교수는 "축구 경기가 끝난 뒤 청소를 하는 것은 학교 교실과 복도를 직접 청소하도록 가르치는 학교 교육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사진] 일본축구협회

이어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이를 상기시키며 자라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은 대다수 일본인에게 습관으로 굳어진다"며 "월드컵에서의 청소는 자신들의 삶의 방식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나카노 코이치 조치대 정치역사학 교수는 "학교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법을 배울 때의 행동 방식이 성인이 돼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일본의 체육 교육은 단순히 신체 단련에만 그치지 않고 '도덕 교육'을 중요하게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사회 전반에 깊게 뿌리내린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문화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바바라 홀투스 도쿄 독일일본연구소 부소장은 "가장 학술적으로 타당한 설명은 일본 사람들이 그저 다르게 사회화되었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그는 "서양에서는 공공장소에 이를 치워주는 공공 서비스(청소부)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스로 치울 필요가 없다고 배우며 자란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어릴 때부터 타인에게 불편을 주거나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배운다"며 "이런 사고방식이 경기장 청소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 스콧 매킨타이어 역시 "이것은 단순한 축구 문화가 아닌 일본 사회 그 자체의 문화"라며, "모든 것을 절대적으로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은 일본 사회의 매우 중요한 측면이며, 축구는 그 문화를 거울처럼 비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etmeout@osen.co.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