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야구 안 볼 거야" 다저스 감독 사라졌다,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인데…로버츠 왜 자리 비웠나

스포츠

OSEN,

2026년 6월 15일, 오전 01:09

[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54) 감독이 하루만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딸의 졸업식 참석을 위해 경기를 결장하기로 했다. 

로버츠 감독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레이트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불참한다. 스탠포드 대학을 졸업하는 딸의 졸업식을 함께하기 위해 선수단보다 하루 먼저 시카고를 떠나 LA로 이동했다. 

14일 화이트삭스전을 앞두고 ‘스포츠넷LA’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은 “세상이 진화했다. 정신 건강이나 가족을 위해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 부정적으로 여겨지지 않게 된 것 같다. 마음 편하게 외출을 할 수 있고, 눈총 받지 않아서 좋다.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돼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아들과 딸을 하나씩 둔 로버츠 감독은 지난 2019년과 2022년, 그리고 2023년에도 아들과 딸의 고교, 대학 졸업식 참석을 위해 경기를 결장한 바 있다. 로버츠 감독의 아들 콜은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지명된 내야수로 지난해까지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로버츠 감독은 “이번이 내게 4번째이자 마지막 졸업식이다. 고등학교 졸업식과 대학교 졸업식을 두 번씩 참석했다”며 “우리 스태프들에게도 권유하고 있고, 야구계 전반적으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 일을 한다. 육아 휴직도 있고, 그런 것이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KBO리그는 지난 2019년부터 선수들을 위해 5일의 경조사 휴가를 도입했지만 감독들은 건강 문제가 아닌 이상 개인적인 일로 시즌 중 자리를 비우는 일이 없다. 성적에 일희일비하는 우리나라 정서상 감독이 자녀의 졸업식 참석을 위해 경기에 불참했다간 비난을 받을 가능성 높다. 

하지만 가족 중심 문화인 미국에선 이런 일이 낯설지 않다. 텍사스 레인저스 스킵 슈메이커 감독도 지난달 29일 아들의 고등학교 졸업식을 보러 가기 위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을 결장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를 이끌었던 존 패럴 전 감독은 2017년 7월2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을 결장한 채 아들 루크 패럴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보기 위해 토론토에서 캔자스시티로 향하기도 했다. 

[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사사키 로키를 교체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버츠 감독은 지난 11일 ‘AM570 LA스포츠’와 인터뷰에서도 이와 관련해 “경기를 절대 빠지고 싶지 않기 때문에 기분이 묘하지만 딸의 졸업식은 합당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변했고, 사람들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점점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일은 내가 없어도 처리될 수 있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은 그때가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는다. 가족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로버츠 감독은 코치들에게도 가족을 위한 일이 있으면 휴가를 쓰고 다녀오길 적극 권장하고 있다. 디노 에벨 다저스 3루 주루코치 겸 외야 수비코치는 지난 2년간 아들들과 함께하기 위해 1경기씩 결장한 바 있다. 

로버츠 감독은 14일 화이트삭스전 7-1 승리 후 기분 좋게 딸의 졸업식을 보러 갈 수 있게 됐다. 다저스는 15일에도 화이트삭스와 3연전 마지막 경기를 갖지만 로버츠 감독은 이날 하루만큼은 야구를 잊기로 했다. 다저스 감독이 아니라 아버지로서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그는 “딸이 벌써 대학을 졸업한다니 믿기지 않는다.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축하할 것이다. 늙어 보이지 않기 위해 면도를 하고, 흰머리도 다 없앴다”며 웃은 뒤 “대니 레만 벤치코치가 (감독대행으로) 경기를 이끌 것이다. 난 손놓고 있을 것이다. 나중에 휴대폰을 켰을 때 다저스가 이겼다는 소식을 봤으면 좋겠다”고 팀의 승리를 바랐다. /waw@osen.co.kr

[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대니 레만 벤치코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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