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거리·뜨거운 광장... "우리에겐 축구가 첫 번째"[북중미월드컵]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15일, 오전 05:14

[과달라하라(멕시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우리에게 축구는 언제나 첫 번째죠.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걸 정말 사랑합니다!”

12일(한국시간) FIFA 팬 페스티벌이 운영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리베라시온 광장에는 수많은 멕시코 팬들이 모여 축제를 즐겼다. 사진=허윤수 기자
12일(한국시간) FIFA 팬 페스티벌이 운영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리베라시온 광장. 팬 페스티벌에 입장하지 못한 팬들이 펜스 너머에 있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멕시코와 남아공의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허윤수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한 12일(한국시간) 공동 개최국 중 하나인 멕시코에서는 축구를 향한 그들의 엄청난 열정이 곳곳에서 뿜어나왔다.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회 조별리그 1차전 약 한 시간 전부터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거리는 조용했다. 유동 인구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차량 역시 평소보다 눈에 띄게 적었다.

거리에서 어렵게 만난 사이라는 “멕시코 경기가 곧 시작하기 때문에 거리에 사람이 없는 것”이라며 “모두 월드컵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가거나 집, 식당 등으로 이동했다. 2시간 동안은 사람을 볼 수 없을 것이고 그 이후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웃었다. 그 역시 멕시코 경기를 같이 관람할 지인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12일(한국시간) 멕시코와 남아공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기 약 한 시간 전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거리. 평소와 달리 유동인구 없이 조용한 모습이다. 사진=허윤수 기자
12일(한국시간) 멕시코와 남아공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기 약 한 시간 전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거리. 평소와 달리 유동인구 없이 조용한 모습이다. 사진=허윤수 기자
사이라(오른쪽)는 “멕시코 경기가 곧 시작하기 때문에 거리에 사람이 없는 것”이라며 “경기가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허윤수 기자
사이라의 말처럼 멕시코 경기가 끝나자, 거리에는 다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대부분 멕시코 축구 대표팀의 유니폼이나 응원 티셔츠를 착용했다. 멕시코 국기를 지닌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차량 운전자는 멕시코 유니폼을 입고 걸어가는 사람을 보자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전 국민이 하나가 됐던 한국을 보는 듯했다.

FIFA 팬 페스티벌이 운영된 리베라시온 광장에서는 더 열광적인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광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멕시코와 남아공 경기를 단체 관람했다. 입장 시간제한으로 팬 페스티벌 현장에 들어가지 못한 팬들은 인근 가게 밖에서 TV를 통해 관람하거나 몰래 담을 넘어 이벤트 장소로 진입했다.

12일(한국시간) FIFA 팬 페스티벌이 운영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리베라시온 광장. 팬 페스티벌에 입장하지 못한 팬들이 인근 가게의 TV를 통해 멕시코와 남아공의 경기를 관란하고 있다. 사진=허윤수 기자
12일(한국시간) FIFA 팬 페스티벌이 운영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리베라시온 광장에는 수많은 멕시코 팬들이 모여 축제를 즐겼다. 사진=허윤수 기자
경기를 보지 못해도 개의치 않았다. 팬 페스티벌 옆 광장에서는 많은 팬들이 모여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이들만의 메인 무대 안에서는 대형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팬 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난 마르코에게 축구 열기가 대단하다고 말하자 “멕시코는 항상 이래왔다”며 “우리에게 축구는 언제나 첫 번째다. 축구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유의 신나는 분위기도 너무 즐겁고 무엇보다 우리 (멕시코) 대표팀을 응원하는 걸 사랑한다”고 소리쳤다.

마르코는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맞대결에서는 멕시코가 이길 것이라 자신했다. 예상 스코어를 묻자 “미안하지만 무조건 멕시코가 이긴다. 2-0이다”라고 웃었다.

12일(한국시간) FIFA 팬 페스티벌이 운영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리베라시온 광장에서 만난 마르코(오른쪽)는 “우리에게 축구는 언제나 첫 번째”라고 말했다. 사진=허윤수 기자
12일(한국시간)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멕시코 밴드가 전통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허윤수 기자
한국과 체코의 대회 조별리그 1차전 현장에도 양국 팬들보다 멕시코 팬들이 훨씬 많이 운집했다. 이들은 입장 게이트를 통과할 때부터 응원가를 부르며 들어왔다. 경기 중에는 “꼬레아”라고 외치며 일방적으로 한국을 응원했다.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각인된 ‘멕시칸 웨이브’(Mexican Wave), 즉 파도타기 응원도 선보였다.

멕시코인의 열정은 경기 후에도 식지 않았다. 경기장을 떠나면서도 “꼬레아, 꼬레아”를 외쳤다. 한국을 향한 축하 인사가 끝나자, 곧장 응원가를 열창하며 출구로 향했다.

이들에게 경기 대진은 중요하지 않았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축구와 가장 큰 축구 축제가 안방에서 열리는 것에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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