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이라크의 40년 만의 월드컵은 휴대폰 금지와 언어별 포지션 배치에서 시작됐다.
영국 ‘가디언’은 15일(한국시간) 이라크 대표팀을 1986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의 인터뷰를 전했다.
아놀드 감독은 이라크 대표팀을 맡은 뒤 선수들이 휴대폰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장면을 먼저 봤다고 했다. 그는 선수단에 SNS 금지령을 내렸고, 이를 어기면 선발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라크는 전쟁, 50도에 가까운 더위, 긴 이동, 플레이오프를 거쳐 2026 북중미월드컵 막차를 탔다. 아놀드 감독도 평범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그는 두바이에서 전쟁 상황을 지켜봤고, 선수단은 바그다드와 요르단에서 이동 제한과 미사일 위협을 겪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놀드 감독은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바꾸는 데 가장 큰 힘을 쏟았다. 이라크 선수들이 전쟁과 부정적 인식 속에서 운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고, 그는 선수단에 믿음을 심는 작업부터 했다.
방식은 직접적이었다. 그는 자신을 선수들의 ‘아버지’라고 불렀고, 코칭스태프를 선수들의 ‘삼촌’이라고 설명했다. 첫 프레젠테이션 때 네 명이 늦자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월드컵에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전술에도 문화와 언어를 넣었다. 이라크 대표팀에는 아랍어권 선수와 유럽 출생 선수들이 섞여 있었다. 아놀드 감독은 약 80%가 아랍어를 쓰지만 일부 선수는 의사소통이 어려웠다고 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영어권 선수들을 왼쪽, 아랍어권 선수들을 오른쪽에 배치하고, 두 언어를 모두 쓰는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가운데 두는 방식까지 사용했다.
월드컵 진출 과정도 극적이었다. 이라크는 아시아 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밀린 뒤 플레이오프로 향했고, 최종 단계에서 볼리비아를 꺾고 본선행을 확정했다. 결승골을 넣은 아이멘 후세인은 미국 입국 과정에서 FBI와 보안 당국 조사를 받았지만, 아놀드 감독은 그가 현재 팀과 함께 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의 조는 가볍지 않다. 노르웨이, 프랑스, 세네갈과 묶였다. 아놀드 감독은 상대를 “엘링 홀란드, 킬리안 음바페, 사디오 마네 같은 훌륭한 선수들”이라고 부르면서도, 선수들이 흰 선을 넘는 순간 용감하게 뛰어야 한다고 했다.
이라크는 첫 경기에서 노르웨이를 만난다. 40년 만의 본선 복귀를 이끈 아놀드 감독은 “우리가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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