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보베르데는 16일(한국시각)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페인과 0-0으로 비겼다.
유럽 챔피언 스페인을 상대로 거둔 값진 무승부였다. FIFA 랭킹에서 스페인보다 61계단 낮은 카보베르데는 월드컵 데뷔전에서 첫 승점을 기록하며 대회 초반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가 스페인과 역사적인 무승부를 이룬 뒤 국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스페인은 라민 야말과 니코 윌리엄스가 모두 선발 명단에서 빠진 영향도 컸다. 두 선수는 최근 근육 부상 여파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후반 26분 부상 중인 야말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야말은 투입 직후 빠른 돌파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지만, 끝내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니코 윌리엄스도 후반 42분 투입됐다.
카보베르데는 조직적인 수비로 스페인의 공격을 봉쇄했다. 스페인이 후방에서 공을 돌릴 때는 4-3-3 형태로 압박했고, 중원 싸움 시에는 4-5-1로 내려섰다. 스페인이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접근하면 5-4-1에 가까운 수비 블록을 세웠다. 때로는 미드필더까지 최종 수비 라인에 가담해 사실상 6명이 수비벽을 만들었다.
골키퍼 보지냐의 활약도 결정적이었다. 그는 스페인의 슈팅을 잇달아 막아내며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카보베르데는 공을 빼앗은 뒤 단순히 걷어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측면의 빠른 선수들을 활용해 역습을 시도했다. 월드컵 첫 무대였지만 주눅 든 모습은 없었다.
카보베르데는 인구 약 53만명의 섬나라다. 이번 대회 아프리카 예선에서는 카메룬, 앙골라, 리비아 등이 포함된 조에서 1위를 차지,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본선 첫 경기에서 유럽 최정상급 전력인 스페인을 상대로 승점을 따내 자국 축구사의 새 장을 열었다.
반면 스페인에는 불안한 출발이다. 스페인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개최국 러시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로코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도 상대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해 탈락한 바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상대 수비를 허무는 직접적인 돌파와 마무리가 부족했다.
월드컵에 첫 출전한 카보베르데가 우승후보 스페인과 무승부를 기록하자 카보베르데 국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스페인의 '신성' 라민 야말이 그라운드에 앉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