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막아낸 '40세 철벽' 보지냐의 뜨거운 눈물.. "美 비자 문제로 어머니가 못 오셨다"

스포츠

OSEN,

2026년 6월 16일, 오전 07:49

[OSEN=강필주 기자] 카보베르데의 40세 베테랑 골키퍼 보지냐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기적 같은 무승부를 이끌어낸 뒤 그라운드에 뜨거운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보지냐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랭킹 2위 스페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H조 1차전에 선발 출전, 철벽 방어로 무실점하며 0-0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볼 점유율 74%, 기대득점(xG) 2.10, 슈팅 27개(유효슈팅 7개), 코너킥 11개가 보여주듯 스페인의 공세는 일방적이었다. 하지만 보지냐는 선방쇼를 펼치면서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은 카보베르데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특히 보지냐는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Player of the Match)로 선정됐고, 대회 최고의 이변 중 하나를 만들어낸 카보베르데 선수단과 스태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했다. 

하지만 보지냐는 경기 후 눈물을 쏟으며 진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벅찬 감정을 억누르며 자신을 키워준 가족들이 경기장을 찾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영국 '미러'에 따르면 보지냐는 인터뷰를 통해 "카보베르데의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우리 선수단은 이 순간을 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정말 자랑스럽고 만족스러운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경기 직후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어린 시절 저를 키워주신 조부모님이 이곳에 계시지 않기 때문"이라며 "두 분은 몇 년 전 돌아가셨다. 그리고 내 어머니 역시 오지 못했다. 미국 비자 문제와 그 비자를 받기 위해 지불해야 했던 비용 때문이었다. 우리는 시간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보지냐의 눈물 이면에는 단순한 기쁨과 감격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까다로운 미국의 비자 발급 문제로 인해 어머니가 아들의 역사적인 순간을 현장에서 지켜보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숨어 있었다.

이에 매체는 "보지냐 어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이 직면한 치명적인 행정적 결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공동 개최국인 미국이 특정 국가 출신 인사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굴면서, 대회의 본질인 '전 세계인의 축제'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국가는 이란 국가 대표팀이다. 이란은 미국 입국 문제로 결국 베이스캠프를 미국에서 멕시코로 옮겨야만 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란 대표단 중 4명은 최근 비자 발급 거부에 대한 항소에서 승소했지만, 여전히 11명의 핵심 지원 스태프는 미국 입국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이란 측은 "미국이 팀에 필수적인 스태프들의 비자마저 거부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내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이란은 사상 유래 없는 '출퇴근 경기'로 치러야 한다. 이란은 현지 시간으로 화요일 새벽 로스앤젤레스(LA)에서 뉴질랜드와 첫 경기를 치른 뒤, 21일 같은 곳에서 벨기에를 상대하고 26일 시애틀에서 이집트와 맞붙는다.

이란은 미국 외의 지역으로 경기 장소를 변경해 달라고 FIFA에 요청했지만, FIFA는 원래 일정을 고수하며 이를 거절한 상태다. 

설상가상 지난주 미국 당국은 이란 서포터즈들에게 배정된 조별리그 티켓 할당량마저 일방적으로 취소해 버렸다. FIFA는 "이란 팬들이 경기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 FIFA월드컵 SNS, 보지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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