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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점유율이 경기를 지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월드컵 최대 이변 중 하나를 만들어낸 카보베르데의 페드루 부비스타 감독이 스페인을 향해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겼다.
카보베르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페인과 0-0으로 비겼다.
결과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었다. 인구 약 52만 명의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이번 대회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아프리카 예선에서는 카메룬과 앙골라를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본선에서는 스페인과 우루과이, 사우디아라비아가 포함된 험난한 조에 편성되며 사실상 최약체로 분류됐다.
대부분의 전망은 냉정했다. 스페인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 경기 양상은 예상과 달랐다. 물론, 스페인이 공을 독점했다. 점유율은 74%에 달했고 슈팅도 27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카보베르데는 흔들리지 않았다. 촘촘한 수비 라인을 유지하며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고, 상대 공격을 끊임없이 외곽으로 몰아냈다.
마지막에는 베테랑 골키퍼 보지냐가 버티고 있었다.
1986년생인 그는 이번 대회 최고령 선수다. 처음 밟은 월드컵 무대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스페인의 유효 슈팅 7개를 모두 막아내며 무실점 경기를 완성했다. 카보베르데가 가져간 승점 1점은 사실상 그의 손끝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경기 후 스페인 주장 로드리는 답답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상대는 굉장히 낮은 위치에서 수비했고 전환도 빨랐다. 원래 그런 스타일의 팀이다. 하프라인을 넘는 장면도 많지 않았다"라며 "결국 문제는 우리의 결정력이다. 우리가 기회를 살렸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부비스타 감독은 전혀 다른 시각을 내놨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페인이 경기를 지배했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볼 점유율만 보면 맞는 이야기"라면서도 "하지만 축구에서 경기를 통제한다는 개념은 단순히 공을 오래 소유하는 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경기를 운영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국제축구는 조직적인 수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월드컵에서도 많은 경기가 역습이나 세트피스, 전환 상황에서 결정된다"라며 "우리 역시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 물론 공격 기회를 조금 더 만들었으면 좋았겠지만 스페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팀이다. 그런 상대를 상대로 얻어낸 결과에 만족한다"라고 덧붙였다.
점유율 74%-26%, 슈팅 27-4. 기록지만 보면 스페인의 압승처럼 보인다. 그러나 승점표에는 두 팀 모두 1점이 적혔다.
경기 후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인물은 스페인 선수들이 아니라 카보베르데의 부비스타 감독과 골키퍼 보지냐였다. 월드컵 첫 무대에 나선 작은 섬나라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세계 최강 중 하나를 멈춰 세웠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