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는 1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가든스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1-1로 비겼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렐라 알암리(4번)가 선제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r match in Miami Gardens, Fla., Monday, June 15, 2026. (AP Photo/Rebecca Blackwell)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사우디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우루과이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알암리가 밀어 넣어 리드를 잡았다. 사우디 응원단은 숫자에서는 우루과이 팬들에게 밀렸지만, 함성만큼은 경기장을 흔들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었다.
우루과이는 후반 들어 공세를 높였다. 점유율과 슈팅 수에서 우위를 점했고, 결국 후반 35분 막시 아라우호가 동점골을 넣어 패배를 면했다. 우루과이는 경기 전체에서 사우디보다 훨씬 많은 슈팅을 기록했지만, 사우디 골키퍼 무함마드 알오와이스의 선방에 막혀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북중미 월드컵 초반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들은 5경기에서 2승 3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A조의 한국은 체코를 2-1로 꺾었고, D조 호주는 튀르키예를 2-0으로 제압했다. B조 카타르는 스위스와 1-1로 비겼고, F조의 일본은 네덜란드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여기에 사우디가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면서 아시아 팀들의 선전 흐름은 더 뚜렷해졌다.
이번 대회는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아시아 출전국이 늘어났다. 대회 전에는 ‘본선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초반 결과만 놓고 보면 정반대다. 아시아 팀들은 수비적으로 버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강호들을 상대로 주도권을 잡거나 경기 흐름을 바꾸는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우디의 성과는 상징성이 크다. 사우디는 2034년 월드컵 개최국이다. 정부 차원의 축구 투자와 프로리그 강화, 대표팀 경쟁력 제고가 맞물리면서 국제 무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22년 아르헨티나전 승리는 ‘일회성 기적’이었다. 이번 우루과이전 무승부는 사우디 축구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아시아 축구는 오랫동안 월드컵 본선에서 변방으로 분류됐다. 2002년 한국의 4강 진출을 제외하면 세계 정상권과 격차가 뚜렷했다. 이번 대회 는 다르다. 한국, 일본, 호주, 카타르, 사우디가 각자의 방식으로 승점을 쌓으며 ‘아시아는 약체’라는 낡은 평가를 흔들고 있다.
이제 관건은 아시아의 돌풍이 조별리그 통과, 나아가 토너먼트 경쟁력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다. 아시아 축구가 월드컵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올라서는 시험대가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