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한 번 살려달라 했다"…28일 만에 웃은 원태인, 뜻밖의 승리 비결 [오!쎈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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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6년 6월 17일, 오전 12:38

OSEN DB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이렇게 또 버티다 보니까 좋은 날도 온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오랜만에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원태인은 지난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지난달 19일 포항 KT 위즈전 이후 28일 만의 승리였다. 삼성은 키움을 4-1로 누르고 3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최근 한 달여 동안의 답답했던 시간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그는 "남들이 보면 한 달 정도 안 좋았던 것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경기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피칭 디자인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결과까지 따라오지 않으니 스스로 힘들었고 고민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버티다 보니 좋은 날이 온 것 같다. 팀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주중 첫 경기를 승리로 시작할 수 있어서 더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원태인의 호투 뒤에는 포수 김도환의 도움이 있었다.

원태인은 "경기 전에 도환이에게 '친구 한 번 살려달라'고 말했다"며 웃은 뒤 "원래는 도환이와 배터리를 이룰 때 제가 사인을 주도하는 편이었는데, 한화전 홈런 허용 이후로는 단 한 번도 고개를 흔들지 않았다. 도환이를 많이 신뢰하고 있고, 그 친구가 공부를 정말 많이 한다는 것도 잘 안다"고 말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007 2025.10.07 / foto0307@osen.co.kr

또 "솔직히 '이 상황에서 이 공을 던지라고?'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삼진이 나오거나 범타가 됐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포수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오늘 정말 고맙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날 원태인은 '안타를 맞더라도 볼넷만큼은 최소화하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6회 선두 타자 안치홍에게 안타를 맞은 뒤 히우라에게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지만, 경기 전체로 보면 단 1개의 볼넷만 내주며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원태인은 "정말 나오면 안 되는 상황에서 볼넷이 하나 나온 건 아쉽다"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계획했던 부분이 잘 이뤄져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018 2026.05.01 / foto0307@osen.co.kr

시즌 2승 이후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던 만큼 부담도 적지 않았을 터. 하지만 원태인은 승리 자체보다 자신의 투구 내용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다고 했다.

그는 "승리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하는 부분이 더 신경 쓰였다. 안타도 많이 맞았고 불필요한 볼넷도 많았다. 6이닝을 던져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꼈다"면서 "제 자신을 너무 구석으로 몰아붙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또 "오늘은 조금 편하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완벽하지 않아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사령탑도 에이스의 부활에 박수를 보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원태인 선수가 6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팀에 유리한 경기 흐름을 만들어줬다"고 칭찬했다.

[OSEN=포항, 이석우 기자]

28일 만에 승리를 추가한 원태인. 결과보다 과정에 더 많은 고민을 쏟아냈던 에이스는 이날만큼은 모처럼 홀가분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리고 그가 남긴 한마디는 이날의 모든 시간을 압축하고 있었다.

"이렇게 버티다 보니까 좋은 날도 온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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