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정신 무장도 완벽... “준비하고 즐기는 ‘되는 팀’”[북중미월드컵]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12:51

[사포판(멕시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감히 시작하기도 전에 이 팀(홍명보호)은 ‘되는 팀’이라고 말했어요.”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과 선수들이 15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와 2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송준섭 수석주치의(왼쪽)와 한덕현 멘털 코치가 16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멘털 코치인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16일(한국시간) 대표팀 훈련장인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에 앞서 대표팀 수석주치의 송준섭(강남제이에스병원 대표원장) 박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위해 의무팀 자체에서 많은 준비를 했는데 그중 하나가 이번에 처음 도입된 선수단 정신 건강 관리”라며 “선수들이 내부·상대와 경쟁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잔병치레가 많다. 감독님께서도 정신이 건강해야 신체도 건강하다는 취지를 밝히셨다”며 한 교수가 함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먼저 한 교수는 홍명보 감독의 선수단 관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감독님께서 경험이 많으셔서 팀 미팅이나 훈련 때 선수들의 심리를 정말 잘 아신다”며 “1차전 때 어떻고 2~3차전 때 어떻게 이끌지를 계속 준비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일일이 말하기보다는 1차전 승리로 얻은 용기를 잘 유지하는 등 집단정신에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와 2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15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팀 훈련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체코전에서 이기혁(강원FC), 설영우(즈베즈다),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이한범(미트윌란), 오현규(베식타시), 엄지성(스완지 시티) 등은 설렘과 긴장기 가득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그럼에도 흔들림은 없었다. 한 교수는 “처음이라는 중압감에 생각하지 못한 행동, 마음가짐을 갖고 뛸 거 같았는데 요즘 세대라 그런지 그런 게 전혀 없었다”며 “그래서 잘 뛸 줄 알았다.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잘했다”고 칭찬했다.

한 교수는 일찍부터 홍명보호의 선전을 자신했다. 스포츠 정신 의학에 입문한 지 25년이 된 그는 “그동안 올림픽 대표팀, 야구 대표팀 등을 거쳤는데 이 팀은 ‘되는 팀’”이라며 “구성원이 한 마디씩 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외부 의심과 관계없이 차곡차곡 준비하는 걸 보며 감히 대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되는 팀’이라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선수단 심리 상태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스테이블’(안정적)”이라며 “1차전 승리로 자만하지도 않는다. 스포츠 심리학에서 ‘준비하고 즐긴다’고 하는데 딱 그 상태”라고 설명했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있을 멕시코전도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5만 여명의 함성 앞에서 위축되진 않을까 해서 선수들에게 거꾸로 물었는데 오히려 ‘이렇게 하면 된다’며 날 위로하더라”며 “유럽 무대 등에서 뛰며 다들 경험이 많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던 과거와는 다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물론 멕시코도 심리적으로 준비가 잘 된 팀이라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멕시코 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 대회부터 심리학자를 도입한 거로 아는데 1차전을 보니 긴장하지 않았고, 심리적으로 준비가 돼 있었다”며 “실력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잘 준비된 팀”이라고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와 2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송준섭 수석주치의(왼쪽)와 한덕현 멘털 코치가 16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교수는 매일 아침 6시부터 9시까지 코치진 미팅에 참여한다. 이후 훈련장으로 이동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오후에는 오전에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하루 4~5명의 선수와 개별 면담을 진행한다. 저녁에는 다시 팀 미팅에 참여해 선수들이 전략과 전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살핀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긴 대회 기간에서 오는 심리적인 불편함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18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진행된 사전 캠프부터 벌써 한 달째 동행 중이다. 정작 본 대회에서는 한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한 교수는 “혈기 왕성한 젊은 남자 선수가 집단생활을 하는 건 쉽지 않다. 지루함, 스트레스, 예민함, 경기 결과에 따른 심리 변화가 크다”며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휴식일을 배정할 때 심리 파트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홍명보호 내부에 공통적인 메시지는 ‘하던 대로 하자’다. 한 교수는 “1차전 때 선수단에 계속 말한 것과 경험 있는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한 말이 ‘하던 대로 하자’였다”며 “특별한 걸 더해서 불태우자는 게 아니라 주어진 임무를 다하면 된다. ‘하던 대로 하자’는 말 안에 다 있다. 이게 팀 안에 주문처럼 새겨져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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