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빼고 묻습니다 "진짜 K문화 인기 많아요?"[북중미월드컵]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08:56

[과달라하라(멕시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이게 연예인들의 일상이겠네요. 사진 같이 찍느라 이동을 못하겠어요.”

2026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역사 지구에 있는 보행자 전용 거리에 이지역에서 경기를 치르는 국가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취재하기 위해 멕시코를 찾은 대한민국 취재진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다.

멕시코 과달라하라 시내를 지날 때마다 한국인을 향한 사진 촬영 요청은 흔한 일이다. 현지인들은 “꼬레아?”라고 물은 뒤 맞다는 말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 촬영을 요청한다. 이렇게 응하다 보면 어느새 대기 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간단한 한국어 인사는 덤이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아는 한국어를 뽐낸다. 한 현지인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를 어떻게 발음하면 되나?”라고 묻기도 했다. 사진 포즈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물씬 느껴졌다. 먼저 나서서 손가락 하트, 볼하트 등의 포즈를 취했고 직접 만든 기념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라면의 인기가 높아서 한강 라면 제조 기계까지 있다.

현지인이 선물로 준 기념품(왼쪽)과 사진을 찍으며 볼하트 포즈를 취하는 어린이. (사진=허윤수 기자)
멕시코 맥도날드에 있는 BTS 굿즈와 가게에 진열돼 있는 불닭볶음면. (사진=허윤수 기자)
16일(한국시간) FIFA 팬 페스티벌이 열리는 리베라시온 광장에서 만난 프리다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에게 왜 한국 유니폼을 입고 있는지 묻자 “한국 문화 자체가 너무 좋다”고 답했다. 특히 “블랙핑크 로제를 좋아한다”며 “노래도 잘하고 너무 예쁘다”고 웃었다.

사진 요청을 해온 도밍게스는 “한국 드라마를 즐겨본다”며 “‘역도요정 김복주’를 가장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또 “가수는 BTS(방탄소년단)가 가장 인기가 많다”며 “멤버 중 정국이 너무 멋있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트레저, 스트레이 키즈 등 다양한 한국 아티스트의 이름이 나왔다.

한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프리다. (사진=허윤수 기자)
현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조은화 씨도 K문화의 힘을 확실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20여 년 전쯤 처음 멕시코에 왔을 땐 무시도 많이 당하고 살기 쉽지 않았는데 이곳에서도 K문화 열풍이 일면서 변화를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쯤 멕시코 사람들이 배우 안재욱이 나온 ‘별은 내 가슴에’를 CD로 구워보던 게 시작이었던 거 같다”며 “안재욱 사진 걸어두고 생일 파티를 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한국 드라마가 화려하고 예쁘게 나와서 인기를 끌었던 거 같다”며 “그렇게 한국 드라마를 찾던 게 이젠 한국 아이돌을 향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한국 여행을 가기 위해 계 모임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단연 최고 인기는 역시 BTS다. BTS는 올해 5월 멕시코시티에서 3차례 월드 투어 공연을 통해 15만 명의 팬을 모았다. 조 씨는 “공연 기간 내내 멕시코시티에 있는 한식당 100여 곳에 모두 대기 줄이 생길 정도였다고 들었다”며 “주변에 70대 할머니 팬도 있는데 그분은 멕시코시티까지 가서 공연을 보고 왔다”고 현지 인기를 전했다.

그는 “사실 저도 아미(팬덤명)인데 직원의 친구들이 그걸 알고 직접 만든 굿즈를 엄청 많이 주고 갔다”며 “고맙게 마음을 받으면서 식당에 온 손님 중 팬이 있으면 가져가라고 배치해 뒀다”고 말했다.

지난달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BTS를 기다리는 현지 팬들의 모습. 사진=AFPBB NEWS
조은화 씨가 운영하는 한식당에 배치돼 있는 BTS 굿즈. (사진=허윤수 기자)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지원하는 이들도 많다. 조 씨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가 영어 배우기 위해 워킹 홀리데이를 갔던 거처럼 한국어를 배우려고 우리 식당에 오기도 한다”며 “지금 직원 중 2명은 한국어를 정말 잘해서 한국어로 소통하기도 한다”고 웃었다.

입맛도 한국화되고 있다. 조 씨는 “예전에는 신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이면 상했다고 했는데 이젠 신김치로 끓여야 좋아한다. 이젠 김치를 일부러 익히는 수준”이라며 “겉절이를 달라고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조 씨는 “타국에서 한국인으로 지내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눈물 나게 고맙다”며 “우리도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좋은 음식을 하며 부끄럽지 않게 생활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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