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5만 유로 골키퍼가 12억2000만 유로 스페인을 0으로 묶었다.
브라질 ‘폴랴 지 상파울루’는 16일(한국시간) 카보베르데와 스페인의 2026 북중미월드컵 H조 1차전 0-0 무승부 뒤 두 팀의 시장가치 격차를 조명했다.
카보베르데는 이날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전에서 90분 동안 골을 내주지 않았다. 스페인은 유럽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들어왔고, 라민 야말과 페드리, 다니 올모, 미켈 오야르사발 등을 보유한 우승 후보였다. 카보베르데는 월드컵 본선 첫 경기였다.
숫자는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폴랴는 독일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으로 카보베르데 대표팀 전체 시장가치가 5450만 유로(약 861억 원), 스페인이 12억2000만 유로(약 1조 9276억 원)라고 전했다. 차이는 약 22배다. 스페인은 잉글랜드, 프랑스 다음으로 이번 대회에서 세 번째로 비싼 대표팀으로 분류됐다.
가장 낮은 쪽에 있던 이름이 보지냐였다. 40세 골키퍼 보지냐의 시장가치는 5만 유로(약 7900만 원)로 잡혔다. 그는 포르투갈 2부 차베스 소속이다. 같은 기준에서 야말은 2억 유로(약 3160억 원), 페드리는 1억5000만 유로(약 2370억 원)로 평가됐다. 카보베르데 전체 선수단 가치보다 비싼 스페인 선수가 여러 명이었다.
경기는 돈의 순서대로 흐르지 않았다. 스페인은 27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보지냐를 넘지 못했다. 보지냐는 7차례 선방을 기록했다. 후반 투입된 야말도 카보베르데의 수비 블록과 보지냐의 골문 앞에서 멈췄다. 전반 막판 페란 토레스와 아이메릭 라포르트의 슈팅도 막혔다.
보지냐의 5만 유로는 경기 뒤 더 크게 읽혔다. 스페인의 볼 점유와 슈팅 수는 압도적이었지만, 카보베르데는 낮은 수비 간격과 골키퍼 선방으로 첫 월드컵 승점을 만들었다. 인구 50만 명 안팎의 섬나라가 유럽 챔피언을 상대로 첫 90분을 버틴 장면이었다.
폴랴는 FIFA 랭킹에서도 두 팀의 차이를 짚었다. 스페인은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바로 뒤에 있는 최상위권 팀이고, 카보베르데는 스페인보다 61계단 아래에 있는 팀으로 소개됐다. 경기 전 자료만 보면 스페인의 승리를 예상하기 쉬웠다. 그러나 카보베르데는 선제 실점만 피한 것이 아니라 끝까지 골문 앞 숫자를 유지했다.
카보베르데에서 가장 비싼 선수는 비야레알 수비수 로간 코스타다. 폴랴는 코스타의 시장가치를 1500만 유로(약 237억 원)로 정리했다. 그래도 페드리의 10분의 1 수준이다. 스페인 선수단의 숫자와 카보베르데 선수단의 숫자는 경기 전 이미 벌어져 있었지만, 보지냐는 그 격차를 스코어보드에 옮기지 않았다.
보지냐 개인에게도 이 경기는 늦게 도착한 월드컵이었다. 40세에 처음 밟은 본선 무대에서 그는 야말, 페드리, 올모가 있는 스페인을 상대로 0-0을 지켰다. 시장가치 5만 유로라는 숫자는 경기 뒤 그의 이름과 함께 더 멀리 퍼졌다.
H조는 첫 경기부터 흔들렸다. 스페인과 카보베르데가 0-0으로 비겼고, 같은 조 사우디아라비아와 우루과이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카보베르데는 다음 경기에서 우루과이를 만난다.
스페인은 다음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카보베르데는 우루과이전에서 다시 한 번 수비 시간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 보지냐의 선방이 한 경기짜리 장면으로 끝날지, H조 계산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지는 두 번째 경기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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