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달러에서 430만달러로 2만8667배 증가…US오픈 상금 130년의 진화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07:42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4대 메이저 가운데 하나인 US오픈은 우승 한 번으로 인생이 바뀌는 무대가 됐다. 지난해 우승자 J.J. 스펀(미국)은 우승 상금으로 430만 달러(약 59억원)를 받았다. 총상금은 2150만 달러(약 325억원)로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2025년 US오픈 우승자 J.J 스펀. (사진=USGA)
세계 최고의 무대가 된 US오픈의 시작은 지금과 전혀 달랐다. 130년 동안 우승 상금은 약 2만8700배 불어났다

1895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초대 US오픈 우승자 호레이스 롤린스가 받은 상금은 150달러(US오픈 자료 기준)였다. 당시 우승자는 상금과 함께 금메달, 그리고 우승 트로피를 1년 동안 보관할 권리를 얻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지만, 당시에는 미국 골프 자체가 태동기에 있었던 만큼 대회의 상징성이 더 큰 의미를 지녔다.

US오픈이 본격적으로 상금 규모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다. 1925년 매사추세츠주 우스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의 총상금은 1745달러였고, 우승자인 윌리 맥팔레인이 받은 상금은 500달러였다. 지금처럼 수백만 달러 규모의 우승 상금과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기록으로 확인되는 초기 상금 체계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다.

이후 US오픈의 가치는 미국 경제 성장과 함께 꾸준히 상승했다. 1950년 벤 호건이 우승했을 때 받은 상금은 4000달러였다. 1960년 아널드 파머가 우승한 대회에서는 1만4400달러로 늘었고, 1967년 잭 니클라우스 우승 당시 총상금은 처음으로 14만 달러를 넘어섰다.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며 상금 규모는 더욱 커졌다. 1972년 니클라우스가 페블비치에서 우승했을 때 우승 상금은 3만 달러였고, 1980년 다시 US오픈 정상에 올랐을 때는 5만5000달러를 받았다. 1983년에는 총상금이 처음으로 50만 달러를 돌파했고, 1988년에는 100만 달러 시대가 열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사진=AFPBBNews)
◇우즈 등장 이후 폭발적 상승

US오픈 상금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시기는 타이거 우즈의 등장과 맞물린다.

2000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오픈은 지금도 메이저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우승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우즈는 공동 2위 그룹을 무려 15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당시 우승 상금은 80만 달러였다.

불과 2년 뒤 뉴욕 베스페이지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우즈는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100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US오픈 우승 상금이 처음 100만 달러를 돌파한 순간이었다. TV 중계권 가치와 글로벌 스폰서십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와 맞물리며 US오픈은 세계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흥행 상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08년 토리 파인스에서는 또 하나의 명장면이 탄생했다. 무릎 부상을 안고 출전한 우즈는 로코 미디에이트와 91홀 혈투 끝에 우승했고, 135만 달러를 차지했다. 불과 8년 만에 우승 상금이 70%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최근 들어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2015년 조던 스피스 우승 당시 상금은 180만 달러였고, 2022년 맷 피츠패트릭은 315만 달러를 받았다. 지난해 대회에선 43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총상금 역시 2150만 달러로 메이저 대회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열린 마스터스 상금은 2250만 달러였다. 올해 US오픈이 이를 넘길지 관심사다.

130년 전 150달러에서 출발한 US오픈 우승 상금은 이제 430만 달러가 됐다. 단순 계산으로 약 2만8667배 증가했다. 하지만 US오픈의 가치는 상금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가장 까다로운 코스에서 최고의 선수를 가려내겠다는 전통, 그리고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골프 역사 속 한 자리를 향한 도전이 있었기에 US오픈 챔피언의 가치는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제130회 US오픈을 개최하는 시네콕힐스 코스 전경. (사진=USGA)
◇시네콕힐스, 3세기 걸쳐 US오픈 개최

올해 대회는 18일(한국시간)부터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총상금은 개막 하루 전 발표될 예정이다.

시네콕 힐스는 파70, 전장 7440야드로 세팅되며 강한 바람과 단단한 페어웨이, 빠른 그린으로 악명이 높은 코스다.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2라운드 종료 후 상위 60명과 동점자만 주말 경기에 나설 수 있다.

특히 시네콕 힐스는 US오픈 역사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896년 두 번째 US오픈을 개최한 데 이어 1986년, 1995년, 2004년, 2018년에 이어 올해 다시 대회를 연다. 19세기와 20세기, 21세기에 걸쳐 US오픈을 개최한 유일한 코스로 미국 골프 역사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를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 잰더 쇼플리, 브라이슨 디섐보, 욘 람, 콜린 모리카와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지난해 우승자 J.J. 스펀도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한국 선수들도 메이저 우승 도전에 나선다. 임성재와 김주형, 안병훈, 김시우를 비롯해 최종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한국 남자 선수는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130년 역사의 US오픈에서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할지, 골프계의 시선이 시네콕 힐스로 향하고 있다.

(사진=US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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