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찾아가 읍소·경찰과 협력 시스템 구축... 우리가 보호해야죠"[아미고 멕시코]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후 02:20

한국과 멕시코는 오랜 시간 깊은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121년 전인 1905년 1000여 명의 한인이 기회를 찾아 멕시코로 향했고, 오늘날 현지 교민은 1만 3000여 명에 이릅니다. 스페인어로 친구와 동반자를 뜻하는 ‘아미고’(Amigo)에서 이름을 딴 ‘아미고 멕시코’는 오랜 역사적 연결고리부터 현지에서 상생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담아냅니다. [편집자 주]

[과달라하라(멕시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멀리 대한민국에서 우리 손님들이 오셨는데 저희가 보호해야죠.”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한국의 2대1 승리에 응원단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대영 씨와 그의 아들 허진혁 군. 사진=허윤수 기자
멕시코 과달라하라 한인회에서 활동 중인 허대영 씨는 17일(이하 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관람을 위해 현지를 찾은 한국인을 위한 책임감을 이같이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대회 조별리그 1, 2차전을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치르고 있다. 베이스캠프도 과달라하라에 차리고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걷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번 대회 조 추첨 결과 홍명보호의 주요 결전지가 과달라하라로 결정되자 지역 한인회가 바빠졌다. 정확히는 월드컵을 매개체로 다시 뭉쳤다. 우리 국민을 위해서다.

허 씨는 “사실 과달라하라 한인회에 6년의 공백이 있었다”며 “몬테레이와 케레타로에 대기업 생산 기지가 차례로 생기면서 젊은 사람들이 그곳으로 다 떠났다. 그렇게 한인회의 시간도 멈췄다”고 돌아봤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한국이 2대1로 승리한 뒤 응원단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인회에 공백이 있었지만, 과달라하라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빠르게 힘을 합쳤다. 허 씨는 “6년 동안 멈췄던 한인회를 조 추첨 이후 6개월 동안 급하게 다시 만들고 재정비했다”며 “대표팀을 응원하러 오는 팬들은 한국에서 오는 귀한 손님이 아닌가? 먼저 살고 있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수장부터 결정했다. 지난 2월 이창선 씨가 한인회장직에 올랐다. 이 회장은 부임과 함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냈다. 본업을 하면서 그동안의 공백으로 끊겼던 지역 사회와 연결고리를 다시 잇고자 곳곳을 뛰어다녔다.

이를 가까이서 지켜본 허 씨는 “회장님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최근 세 달간은 밤낮 없이 일했다”며 “지역 공공기관과 지역 의원, 한인회 사이의 다리를 다시 놓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 또 경찰과 협력 시스템도 다시 구축하면서 쉴 틈 없이 다녔다. 6년의 공백을 6개월 만에 복구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창선 과달라하라 한인회장. 사진=허윤수 기자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관중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바가지요금을 막기 위해서도 뛰고 또 뛰었다. 허 씨는 “한국에서 오시는 팬들과 기자들이 과달라하라에 숙소를 예약할 텐데 숙박 일이 하루이틀도 아니지 않느냐?”며 “호텔들이 가격을 올리길래 한 번씩은 다 찾아가서 읍소하며 숙박비 폭등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한인회의 노력은 경기 날에도 이어진다. 축구를 좋아하는 이 회장이지만 직관은 포기했다. 앞서 그는 “아직 한국의 월드컵 경기를 한 번도 직접 본 적 없다. 이런 기회가 다시 올까 싶어서 너무나 가고 싶다”면서도 “한국인과 관련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대사관, 영사, 경찰 등과 소통하기 위해 5분 대기조처럼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허 씨는 “지난 6개월을 정말 바쁘게 지냈는데 우리가 고생한 만큼 다들 과달라하라를 잘 즐기셨으면 한다”며 “나중에 이곳을 떠올렸을 때 좋은 기억만 있다면 그보다 좋을 순 없을 것”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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