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GOAT’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가 눈물과 함께 월드컵의 또 다른 역사를 썼다.
메시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알제리와 경기에서 혼자 3골을 몰아쳐 아르헨티나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3골은 자신의 월드컵 첫 해트트릭이었다. 동시에 월드컵 개인 통산 16골을 기록,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가 보유한 역대 최다 득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알제리와 경기에서 첫 골을 터뜨린 뒤 눈물을 흘리는 리오넬 메시. 사진=AP PHOTO
메시는 경기 뒤 “첫 골 뒤 흘린 눈물은 축구와 관련된 것이 아니었다. 힘든 날들이 있었다”며 “그 감정이 나온 것이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대표팀 관계자들이 나를 도와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눈물 뒤에는 골이 이어졌다. 메시는 후반 15분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가 잡으려다 놓쳐 흘러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31분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완성했다.
메시는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후반 35분 니코 파스와 교체됐다. 경기장을 채운 6만9045명의 관중은 메시가 벤치로 물러날 때 아낌없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메시는 경기 후 기록보다 팀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이 내 여섯 번째 월드컵이지만 여전히 좋은 몸 상태라고 느낀다”며 “다행히 오늘 우리는 잘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어려운 경기에서 승리했다”면서 “월드컵에서 첫 경기를 이기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다. 그래서 첫 승은 정말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대회 몸 상태를 둘러싼 우려가 있었다. 메시는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에서 가벼운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월드컵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날 알제리전 해트트릭으로 우려를 단번에 지웠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2회 연속 월드컵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느냐는 의문부호를 메시는 경기력으로 지웠다.
메시는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경험들 위에 얹힌 체리 같은 것이다”며 “이 훌륭한 팀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메시에게 더 특별했다. 정확히 20년 전, 메시는 2006 독일 월드컵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에도 골을 넣었다. 20년 뒤 같은 날, 월드컵 첫 해트트릭으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메시는 이번 득점으로 월드컵 5개 대회에서 골을 넣은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첫 번째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다. 메시는 월드컵 6개 대회 출전 및 최근 월드컵 5경기 연속 득점 기록도 이어갔다.
이날 알제리전은 메시의 A매치 200번째 경기이기도 했다. 2005년 18세로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이제 남자 축구 A매치 최다 출전 순위에서도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메시보다 많은 A매치를 치른 선수는 호날두와 쿠웨이트의 바데르 알무타와뿐이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메시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메시에 대해서는 할 말을 잃었다”며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나. 그는 믿을 수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상대팀도 메시를 인정했다. 블라디미르 페트코비치 알제리 감독은 “클래스는 영원하다”며 “아르헨티나 전체가 메시를 위해 뛰고 그를 돕는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믿기 어려운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메시와 함께 세계 축구를 이끌어온 최고 스트라이커 킬리안 음바페(프랑스)는 세네갈전에서 2골을 넣어 월드컵 통산 14골을 기록했다. 엘링 홀란(노르웨이)도 이라크전에서 2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메시였다. 홀란은 SNS에 “메시는 미쳤다”고 적었다.
이날 메시의 첫 골을 어시스트한 팀동료 데폴은 “메시가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이점”이라며 “그는 개인 기록에 신경 쓰지 않는다. 항상 팀을 먼저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경기가 열린 캔자스시티는 시작 전부터 메시 열풍에 휩싸였다. 경기 당일 스타디움 주변에는 메시의 등번호 10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몰려들어 마치 메시의 팬콘서트를 연상케 했다. 아르헨티나가 이번 월드컵을 위해 캔자스시티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뒤 대회를 치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