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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엘링 홀란(26, 맨시티)이 마침내 월드컵 무대에 등장했다. 그리고 모두가 예상했던 것처럼, 그는 첫 경기부터 골을 넣었다.
노르웨이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I조 1차전에서 이라크를 3-1로 꺾었다. 홀란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고, 레오 외스티고르가 추가골을 보탰다.
영국 '가디언'은 경기 후 "누구도 다른 결과를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홀란은 가장 큰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경기를 결정했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세네갈전 멀티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면, 홀란도 곧바로 응답했다. 월드컵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홀란은 경기 전날 스탈레 솔바켄 감독이 자신을 "세계 최고의 골잡이"라고 치켜세운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경기 후 "지난 시즌 기록만 보면 음바페와 해리 케인이 나보다 더 많은 골을 넣었다"라며 "오늘 보여준 에너지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기뻐할 수는 있지만 침착함도 잃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복귀한 노르웨이는 1986년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이라크를 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순탄하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차이가 30계단 이상 벌어져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라크는 강하게 맞섰다.
오히려 경기 초반에는 이라크가 더 위협적이었다. 전반 13분 알리 알하마디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노르웨이는 수비 불안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홀란이 차이를 만들었다. 전반 29분 안토니오 누사가 수비를 흔든 뒤 왼쪽의 다비드 몰레르 볼프에게 연결했고, 볼프의 크로스를 홀란이 문전에서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가디언은 "모두가 기다리던 순간이 29분 만에 찾아왔다. 홀란의 월드컵 첫 골이자 앞으로 수없이 반복될 장면의 시작이었다"라고 표현했다.
홀란의 최근 노르웨이 국가대표 공식전 기록은 더욱 놀랍다. 이날 골로 최근 11경기에서 11골을 기록하게 됐다.
예상 밖 장면도 나왔다. 전반 39분 이라크가 월드컵 역사에 남을 만한 득점을 터뜨렸다. 알리 자심의 돌파 이후 아미르 알암마리가 올린 크로스를 아이멘 후세인이 수비진 사이를 뚫고 강력한 헤더로 연결했다.
가디언은 "이라크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라며 "1986년 벨기에전 이후 가장 상징적인 월드컵 골"이라고 극찬했다.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43분 골키퍼 잘랄 하산이 백패스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머뭇거렸고, 이를 놓치지 않은 홀란이 강하게 압박했다. 공은 골키퍼와 홀란을 연이어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가디언은 "홀란 정도의 골잡이에게 상대가 기회를 선물하면 안 된다"라며 "이라크의 자해 행위 같은 실수였다"라고 평가했다.
이라크는 전반 종료 직전까지도 여러 차례 동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브라힘 바예시의 슈팅은 몰레르 볼프의 육탄 방어에 막혔고, 아캄 하심의 발리슛은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후반전은 다소 지루하게 흘러갔다. 이라크가 계속 추격을 시도했지만 노르웨이는 버텨냈고, 결국 후반 31분 외데고르의 코너킥을 외스티고르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홀란은 해트트릭 기회도 있었다. 후반 막판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지만 하산의 선방에 막혔다.
그럼에도 이날 무대의 주인공은 분명 홀란이었다.
노르웨이는 '황금세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홀란과 마르틴 외데고르를 중심으로 안토니오 누사, 오스카르 보브 등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가디언은 "인구 600만 명도 되지 않는 나라가 이런 스타들을 동시에 보유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과제도 남았다. 수비 조직력은 여전히 불안했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만날 프랑스와 음바페는 이날 노르웨이의 약점을 분명히 확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첫 번째 주인공은 홀란이었다. 월드컵 데뷔전 멀티골.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 마침내 월드컵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