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인구 52만여 명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기적 같은 무승부를 거뒀다. 그런데 정작 들썩인 곳은 이번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한 인구 14억의 중국이다.
카보베르데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우승 후보 1순위' 스페인과 0-0으로 비겼다.
사상 처음 밟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첫 경기에 따낸 역사적인 승점 1점이었다. 더구나 상대가 2024년 3월 이후 정규시간 내 패배가 없는 스페인이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이날 경기 무승부의 1등 공신은 카보베르데의 골키퍼 보지냐(40)였다. 이날 보지냐는 스페인이 날린 슈팅 27개 중 유효슈팅 7개를 막아내 스페인의 공격을 모두 무력화시켰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16/202606162320774237_6a32850e8e7bc.jpg)
벅찬 표정을 지은 보지냐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 그리고 모든 카보베르데 국민이 무척 자랑스럽고 행복한 심정일 것"이라며 "우리는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향 어머니 집에서 큰 잔치가 열릴 것"이라며 "어머니가 현장에 오시지 못해 슬퍼하셨지만, 이 영광을 카보베르데의 모든 국민에게 바친다"고 감격했다.
보지냐는 눈물을 쏟은 이유에 대해 "어린 시절 나를 키워주신 조부모님이 이곳에 계시지 않기 때문이다. 두 분은 몇 년 전 돌아가셨다"고 아쉬워했다.
또 "내 어머니도 여기 오지 못했다. 미국 비자 문제와 그 비자를 받기 위해 지불해야 했던 비용 때문이었다"며 "우리는 시간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사진] 보지냐 SNS](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16/202606162320774237_6a32858830248.jpg)
흥미로운 것은 중국 '텐센트 뉴스'가 카보베르데가 스페인과 비긴 소식을 크게 다루면서 "카보베르데 공식 채널, 월드컵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 중국에 감사한다는 글이 중국 소셜 미디어(SNS)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고 전한 것이다.
매체는 역사적인 첫 승점에 카보베르데 전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면서 광장과 거리, 술집마다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국기를 흔들었다고 카보베르데 현지 소식을 전했다.
또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광장, 거리, 술집 등 모든 곳에서 시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거리를 가득 메웠다"고 전하며, 일부 현지 주민이 카메라를 향해 중국어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장면까지 비중 있게 다뤘다고 강조했다.
카보베르데가 중국에 고마워하는 이유는 경기장 때문이다. 카보베르데가 아프리카 예선에서 카메룬을 제치고 조 1위로 본선행을 확정 지은 곳이 바로 2013년 중국의 원조로 지어진 프라이아 국가경기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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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장은 9만4000㎡ 부지에 1만5000석 규모로, 카보베르데 독립 이후 최대 공사 프로젝트로 꼽힌다. 현 카보베르데 대통령 호세 마리아 네베스는 당시 총리 신분으로 경기장 완공식에서 "이것은 중국이 우리가 실현하도록 도와준 꿈이다. 카보베르데 국가경기장은 독립 이래 최대 공사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 '공식 감사' 부분을 두고 중국 내에서도 반박이 나오고 있다. 일부 SNS 이용자는 "카보베르데는 예전에 중국의 기반시설 원조에 감사를 표한 적이 있을 뿐, 이번 월드컵 본선행을 두고 직접 '중국 덕분'이라는 언급을 한 적은 없다"며 과거 발언을 끌어다 붙인 '억지 끼워맞추기'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즉 카보베르데가 스페인과 비기면서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맞지만, 실제 카보베르데가 "공식적으로 감사를 표했다"는 것 자체에는 다소 과장된 해석이 섞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결국 과거 발언을 이번 무승부 소식에 끌어다 붙인 억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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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중국은 자국 대표팀의 본선 진출 실패를 인구 소국의 돌풍에 기대 달래는 묘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중국 축구 팬들은 카보베르데의 중국어 표기 '포더자오(佛得角)'를 두고 "인간의 발로는 부처의 뿔을 이길 수 없다"는 언어유희로 이번 돌풍을 즐기고 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