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과연 일본과 네덜란드를 상대로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월드컵 대회 도중 튀니지 대표팀에 부임했다.
튀니지축구협회는 16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르나르 감독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종료 시점까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음을 알린다. 그는 오늘 저녁부터 업무를 시작하며, 기존과 동일한 재정적 조건을 적용받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튀니지축구협회는 "이번 합의에는 월드컵 참가 종료 후 협상을 개시해, 구체적인 스포츠 목표를 바탕으로 장기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새 국가대표팀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은 훈련 시작 30분 전 훈련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격적일 정도로 빠른 결단을 내린 튀니지다. 튀니지는 지난 15일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스웨덴에 1-5로 대패했다. 아프리카 월드컵 예선을 무패로 통과했음에도 유럽 플레이오프를 뚫고 본성행 막차를 탄 스웨덴에 와르르 무너지면서 고개를 떨궜다.

그러자 튀니지축구협회는 월드컵 최초로 한 경기 만에 사브리 라무시 감독을 경질했고, 곧바로 르나르 감독을 선임하며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르나르 감독은 즉시 팀을 지휘하며 일단은 이번 월드컵까지만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이후에도 역할을 연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기에 월드컵 성적에 따라 동행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르나르 감독이 라무시 감독의 후임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두 차례 차지한 그는 2014년에도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코트디부아르 감독직에서 물러난 라무시 감독의 뒤를 이은 바 있다.
이번엔 튀니지의 32강 진출을 이끌어야 하는 르나르 감독. 다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4일 동안 준비해서 21일 열리는 2차전에서 일본을 상대하고, 26일 최종전에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네덜란드와 격돌해야 한다.
미국 'ABC 뉴스'도 "르나르가 튀니지를 월드컵 7번째 출전 만에 처음으로 조별리그 통과로 이끄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일요일 스웨덴전 패배 이후 카르타고의 독수리들은 일본, 그리고 조 최강으로 평가받는 네덜란드를 상대로 결과를 만들어내야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어려운 임무를 맡게 된 르나르 감독은 "남은 2경기가 얼마나 큰 도전인지 잘 알고 있다. 일본과 네덜란드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월드컵이다. 나는 이 대회를 둘러싼 열정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이 내가 이곳에 오게 된 동기였고, 쉽지 않은 도전이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르나르 감독에게 월드컵 무대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모로코를 이끌고 스페인과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토너먼트 진출에는 실패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사우디아라비아를 지휘하며 우승 후보이자 결국 대회 챔피언이 된 아르헨티나를 2-1로 꺾는 충격적인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이미 튀니지 선수단과 첫 훈련을 소화한 르나르 감독. 그는 "나는 선수들에게 고개를 숙이지 말라고 말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조국을 대표하고 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르나르 감독은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지도자 중 한 명이다. 그는 2024년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도 거론된 바 있다. 다만 계약 조건을 둘러싼 이견 등으로 인해 최종 합의에 실패했고, 이후 홍명보 감독이 한국 지휘봉을 잡고 이번 월드컵까지 나서게 됐다.
/finekosh@osen.co.kr
[사진] 튀니지 축구협회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