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는 41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세계 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이다. 하지만 적어도 북중미 월드컵 그라운드에서 호날두는 더이상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포르투갈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K조 1차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과 1-1로 비겼다. FIFA 랭킹 5위이자 우승 후보로 꼽히는 포르투갈로서는 뼈아픈 무승부였다. 그 중심에는 최전방 공격을 책임진 호날두가 있었다.
호날두는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에 미친 영향력은 거의 없었다. 결정적인 슈팅도, 위협적인 움직임도, 상대 수비를 흔드는 장면도 많지 않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공을 잡는 장면 자체가 적었다는 점이었다.
포르투갈 대표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AP PHOTO
그나마 후반 들어선 두 차례 기회가 왔다. 프란시스쿠 콘세이상이 측면을 파고든 뒤 내준 컷백을 호날두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모두 골문을 벗어났다. 첫 번째 장면은 패스가 약간 뒤로 흐른 탓에 처리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두 번째 장면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호날두가 그대로 흘렸다면 뒤에 있던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더 좋은 위치에서 슈팅할 수 있었다.
폭스스포츠 해설자로 나선 티에리 앙리는 경기 후 이 장면을 지적했다. 그는 “축구는 팀이 골을 넣어야 하는 종목이자, 특정 선수가 골을 넣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호날두가 팀보다 자신의 득점에 더 집착했다는 비판이다.
더 뼈아픈 장면은 따로 있었다. 후반 중반 오른쪽에서 크로스가 올라왔다. 호날두는 먼 쪽 포스트에 있었다. 예전의 호날두라면 높이 솟아올라 헤더로 마무리했을터. 하지만 그는 뛰어오르지 못했다. 대신 공은 콩고민주공화국 수비수 샹셀 음벰바가 따냈다. 호날두도 확실히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상대도 이를 알고 있었다. 콩고민주공화국 미드필더 은갈라옐 무카우는 경기 뒤 “그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많이 뛰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금 더 기대했지만, 나이가 있으니 정상적인 일”이라며 “그와 경기한 것은 영광”이라고 했다.
호날두의 부진은 이 한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10경기 연속 필드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로 2024, 이번 대회 첫 경기까지 포함하면 11경기에서 넣은 골은 페널티킥 한 골뿐이다. 월드컵 예선과 소속팀 알나스르에서는 여전히 골을 넣고 있다. 하지만 최고 수준의 국제대회 본선에서는 위력이 크게 떨어졌다.
호날두 개인의 문제로만 비판하기도 어렵않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감독의 선택도 도마에 올랐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경기 뒤 “페널티 지역을 공략하기 어려운 경기에서는 호날두의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골이 필요한 경기에서 축구 역사상 최고의 득점자를 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의 포르투갈은 브루노 페르난데스,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펠릭스, 페드루 네투, 프란시스쿠 콘세이상 등 뛰어난 공격 자원이 많다. 파리 생제르맹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2연패에 힘을 보탠 곤살로 하무스도 빼어난 최전방 자원이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여전히 41세의 호날두를 최전방에 두고 있다.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최고의 골잡이’이지만 냉정하게 봤을때 현재는 아니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의 딜레마다.
다른 슈퍼스타들과도 비교가 된다. 전날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알제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뜨렸다. 노르웨이의 엘링 홀란은 자신의 월드컵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넣었고,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도 멀티골로 승리를 이끌었다. 월드컵 초반을 장식한 스타들이 결정적인 순간 골로 답한 반면, 호날두는 침묵했다.
경기 종료 후 행동은 더 큰 아쉬움을 불러일으켰다. 호날두는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다른 포르투갈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잠시 서서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인사를 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이미 터널 아래로 사라진 뒤였다.
호날두는 여전히 위대한 선수이고, 세계 축구의 한 시대를 만든 인물이다.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포르투갈이 정말 월드컵 우승을 노린다면 이제 불편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호날두를 계속 그라운드에 둘 것인가. 콩고민주공화국전은 그 질문을 더 크게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