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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감히 그를 벤치로 불러들일 것인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었다.
반면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이끄는 포르투갈은 18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콩고민주공화국과 1-1로 비겼다. 포르투갈은 점유율 75%를 기록하고도 슈팅 7개, 유효 슈팅 1개에 그쳤다. 이름값에 비해 내용은 답답했다.
두 경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팀의 상징 같은 베테랑 공격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에는 손흥민이 있었고, 포르투갈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었다.
손흥민은 체코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출전했다. 여러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는 아쉬웠다. 슈팅은 나왔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고, 경기 흐름도 점점 무거워졌다. 한국은 경기 내용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 실점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이때 홍명보 감독은 기다리지 않았다. 후반 17분 이재성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했다. 영국 ‘BBC’는 당시 상황을 두고 "한국이 주사위를 던졌다"라고 표현했다. 결과는 곧바로 나왔다. 후반 22분 황인범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OSEN=과달라하라(멕시코), 이대선 기자] 교체 카드가 그대로 적중했다. '슈퍼 조커'로 나선 오현규(25, 베식타스)가 짜릿한 역전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제압한 개최국 멕시코에 이은 조 2위다.전반 대한민국 손흥민이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6.06.12 /sunday@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18/202606180758775235_6a3328527f31d.jpg)
홍 감독은 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후반 24분 주장 손흥민과 이태석을 동시에 불러들이고 오현규, 엄지성을 투입했다. 손흥민은 대표팀 주장이고 한국 축구의 상징이다. 월드컵 무대에서 쉽게 뺄 수 있는 이름이 아니다.
홍 감독은 경기만 봤다. 이름값보다 흐름을 우선했다. 체력과 결정력이 떨어진 손흥민 대신 활동량과 침투 능력과 결정력을 갖춘 오현규를 넣어 체코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그 선택은 정답이 됐다.
후반 35분 황인범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강력한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손흥민 대신 들어온 공격수가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BBC는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한국에 리드를 안겼다. 환상적인 마무리였다"라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리드를 잡은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 39분 황인범과 백승호를 빼고 김진규, 박진섭을 투입하며 중원을 안정시켰다. 공격적인 승부수로 경기를 뒤집은 뒤, 곧바로 수비적인 운영으로 승리를 지켰다. 손흥민 선발 카드가 완벽히 맞아떨어졌다고 보긴 어려웠지만, 교체 카드로 이를 바로잡았다. 감독이 해야 할 일을 한 경기였다.
반대로 포르투갈은 그러지 못했다.
포르투갈은 콩고민주공화국전에서 전반 6분 주앙 네베스의 헤더 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요안 위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포르투갈은 공을 오래 소유했지만 공격은 답답했다. 슈팅은 7개뿐이었고, 유효 슈팅은 선제골 장면 하나가 전부였다.
호날두도 침묵했다. BBC에 따르면 그는 이날 25차례 볼 터치에 그쳤다. 풀타임을 소화한 포르투갈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적은 수치였다. 후반 중반 프란시스쿠 콘세이상이 오른쪽에서 두 차례 컷백을 내줬지만, 호날두의 슈팅은 모두 골문을 벗어났다.
호날두는 여전히 포르투갈 축구의 상징이다. A매치 229경기 143골이라는 기록을 보유했고, 남자 선수 최초 6번의 월드컵 득점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콩고전만 놓고 보면 경기를 바꿀 움직임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포르투갈 공격의 흐름은 그의 존재감에 묶이는 듯했다.
문제는 마르티네스 감독의 선택이었다. 후반 38분 공격수 곤살루 하무스가 투입됐지만, 빠진 선수는 호날두가 아니라 미드필더 비티냐였다. 호날두는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았다.
BBC 라디오 5 라이브 해설을 맡은 크리스 서튼은 이 장면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마르티네스에게 창피한 일이다. 우리가 모두 다른 경기를 보고 있는 건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날두를 빼는 것을 두려워한다. 감독이 아니다. 호날두가 결승골을 넣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 경기는 이미 그를 지나쳐 갔다"라고 지적했다.
전 프랑스 국가대표 수비수 가엘 클리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호날두 같은 거대한 선수의 존재감이 동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콘세이상이 직접 슈팅할 수 있는 장면에서도 호날두에게 공을 내준 것을 두고, "상대가 호날두가 아니었다면 직접 슈팅했을 수도 있다"라고 봤다.
클리시는 "이런 상황에서 감독의 선택이 중요하다. 호날두에게 한 방이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가 그라운드에 있기 때문에 경기가 자연스럽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을 안다"라고 말했다.
![[OSEN=과달라하라(멕시코), 이대선 기자]](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18/202606180758775235_6a332852f22e4.jpg)
결국 차이는 감독의 결단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이라는 이름을 뺐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호날두라는 이름을 빼지 못했다.
손흥민이 한국 축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체코전 후반, 홍 감독은 주장과 상징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그 결정은 오현규의 역전골로 이어졌고, 한국은 승점 3점을 챙겼다.
호날두 역시 포르투갈 축구의 상징이다. 그러나 콩고전 후반, 마르티네스 감독은 그를 끝까지 남겼다. 포르투갈은 답답한 공격 속에 승점 1점에 그쳤고, BBC로부터 "호날두를 빼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혹평을 들었다.
월드컵에서는 이름값이 골을 넣어주지 않는다. 필요한 순간 과감하게 결정을 내리는 감독, 그리고 그 결정을 결과로 증명하는 선수가 승부를 바꾼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을 뺐고, 오현규가 넣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호날두를 남겼고, 포르투갈은 멈췄다. 두 감독의 첫 경기 결과는 그렇게 갈렸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