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솔.(사진=대한골프협회 제공)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골프계가 주목한 유망주이기도 하다. 2006년생인 김민솔은 178cm의 큰 키와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250m를 넘나드는 장타를 구사했고, 아마추어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른 기대주였다.
성장세는 세계랭킹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1년 전만 해도 세계랭킹 363위였던 김민솔은 16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24위까지 치솟았다. 한국 선수 가운데서도 김효주, 김세영, 유해란, 최혜진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순위다.
그러나 정작 김민솔은 놀라울 만큼 담담했다. 그는 18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주변의 뜨거운 기대와 관심을 전혀 실감하지 못한다며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 출전권을 확보했고, 세계랭킹도 급상승하면서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골프계에서는 벌써 그의 미국 무대 진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지만, 김민솔의 시선은 철저히 현재에 맞춰져 있다.
그는 이번 AIG 여자오픈에 출전 대신 올 시즌 국내 무대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LPGA 투어 진출 관문인 퀄리파잉(Q) 시리즈 응시 계획도 아직은 없다.
김민솔은 “해외 진출 계획은 아직 없다. 국내 투어에서 더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으며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든 뒤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1~2년 정도 뒤에 LPGA 투어에 도전하겠다는 정도의 생각만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에 대한 생각 역시 현실적이었다. 그는 “아직 미국 무대도 경험하지 못했는데 올림픽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2028년 LA올림픽보다는 그 다음 올림픽을 장기적인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솔.(사진=대한골프협회 제공)
이어 “지금처럼 좋은 성적을 낸다면 올해 전관왕도 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한 그는 “반짝 주목받는 선수보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무 살답지 않은 냉정함과 현실 감각이 돋보였지만 풋풋한 모습도 있었다.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국내 여자골프 역대 최고 수준인 4억 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지마 사용 계획은 의외로 소박했다.
김민솔은 “사고 싶었지만 비싸서 고민했던 재킷과 바지를 사고, 오래된 휴대전화도 바꿀 생각”이라며 “나머지는 모두 저축할 것”이라고 웃었다.
이번 한국여자오픈은 까다로운 코스 세팅에 낙뢰로 인한 경기 중단 등 변수가 가득했다. 김민솔이 이를 극복하고 우승한 배경에는 일주일 전 출전한 US 여자오픈 경험도 있었다.
김민솔은 “US 여자오픈 코스는 핀 위치와 코스 세팅이 워낙 까다로워 정확한 전략 없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당시 경험한 깊은 러프와 좁은 페어웨이가 이번 한국여자오픈에서 ‘예방주사’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윙이나 정형화된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철저히 코스 매니지먼트에 집중했다. 페어웨이가 좁으면 의도적으로 특정 지점을 공략하고, 러프에서는 공이 놓인 상태에 따라 전략을 바꾸는 등 상화에 맞는 플레이를 펼쳤다.
김민솔은 “이전 우승들은 운이 따랐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번 대회는 내가 의도한 대로 플레이를 만들어냈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그래서 더 뜻깊은 우승”이라고 말했다.
김민솔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오랜 시간 자신을 믿어준 후원사 두산건설에 대한 감사의 뜻도 잊지 않고 전했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지금까지 항상 든든하고 묵묵하게 도움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이번 메이저 대회 우승을 통해 지금까지 보내주신 전폭적인 후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정말 기쁘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김민솔.(사진=대한골프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