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과달라하라(메시코), 이대선 기자] 울버햄튼 ’절친’ 황희찬과 라울 히메네스가 북중미 월드컵에서 적으로 마주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홈팀 멕시코에 0-1로 아쉽게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1승 1패, 승점 3)은 멕시코(승점 6)에 조 2위가 됐다. 이제 대표팀은 다가오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 운명을 가려야 한다. 체코와 남아공이 1무 1패(승점 1)를 기록 중인 만큼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승자승 규정에 따라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멕시코전 패배의 잔상은 쓰라렸다.
하지만 이 냉정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도 축구가 가진 가치를 보여준 장면이 있었다. 바로 황희찬과 히메네스의 재회였다.
두 선수는 과거 울버햄튼 원더러스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팀의 공격을 이끈 핵심 콤비다. 히메네스가 2023년 풀럼으로 이적하며 잠시 헤어졌지만 최근 다시 울버햄튼 복귀를 확정 지으면서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다시 소속팀에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두 사람의 우정은 끈끈했다. 황희찬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히메네스가 풀럼에서 뛸 때도 월드컵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울버햄튼 시절부터 굉장히 친했던 사이"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절친'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두 스타는 경기 시작 전부터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그러나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 우정은 잠시 내려놓은 채 각자의 조국을 위해 치열하게 부딪혔다.



전쟁 같았던 90분이 끝나고 멕시코의 1-0 승리로 경기가 막을 내렸다. 후반전에 교체 아웃되어 벤치에 있던 히메네스가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그라운드로 곧장 걸어 나온 것. 히메네스의 시선이 향한 곳은 패배의 아쉬움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황희찬이었다.




히메네스는 황희찬을 감싸 안았고 두 선수는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치열했던 승부 뒤에 찾아온 뜨거운 동료애였다. 경기가 끝난 뒤 다시 소속팀에서 함께할 미래를 약속하며 서로의 남은 월드컵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비록 한국 대표팀은 아쉬운 패배를 안았지만 과달라하라에서 황희찬과 히메네스가 보여준 스포츠맨십과 국경을 초월한 우정은 월드컵을 지켜본 축구 팬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