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아르다 귈러가 탈락 휘슬 뒤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튀르키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파라과이에 0-1로 졌다. 호주전 0-2 패배에 이어 2연패. 튀르키예는 최종전 미국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했다.
시작부터 얻어맞았다. 파라과이 미드필더 마티아스 갈라르사가 경기 시작 64초 만에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튀르키예 수비는 제대로 간격을 잡기도 전에 뒤로 물러섰고, 갈라르사의 낮은 슈팅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회는 있었다. 전반 추가시간 파라과이의 미겔 알미론이 퇴장당했다. 알미론은 메르트 뮐뒤르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입을 가린 채 발언한 장면이 문제가 돼 레드카드를 받았다. 새 규정에 걸린 첫 사례였다. 튀르키예는 후반 내내 수적 우위를 안고 파라과이 박스를 두드렸다.
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튀르키예는 파라과이전에서만 슈팅 32개를 기록했다. 앞선 호주전 30개까지 더하면 두 경기 62개의 슈팅을 때리고도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로이터 통신은 1966년 이후 월드컵 기록 집계에서 두 경기 연속 62개 슈팅 무득점은 최다 기록이라고 전했다.
황금 세대라는 말은 무색해졌다. 튀르키예는 레알 마드리드의 귈러, 유벤투스의 케난 일디즈, 인터밀란의 하칸 찰하놀루, 프랑크푸르트의 잔 우준 등 유럽 빅리그 자원을 앞세웠다. 유로 2024 8강으로 기대도 키웠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는 두 경기 동안 골문을 열지 못했다.
가장 무거운 얼굴은 귈러였다. 경기 뒤 그는 튀르키예 매체를 통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튀르키예 ‘TRT 스포르’가 전한 발언에서 귈러는 매우 슬프고 부끄럽다며 모든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대표팀 커리어 동안 이번 대회의 실망을 잊게 만들기 위해 더 뛰겠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도 귈러의 사과를 전했다. 귈러는 많은 노력을 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그래도 몇 골은 넣었어야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선수단 전체가 슬퍼하고 울고 있다고 했다. 그의 눈물은 개인 부진보다 팀 전체의 실패에 가까웠다.
튀르키예의 탈락은 더 아팠다. 파라과이는 1명이 적은 상태에서 후반을 버텼고, 골키퍼와 수비수들은 튀르키예의 크로스와 중거리 슈팅을 끝까지 밀어냈다. 튀르키예는 점유율과 슈팅 숫자를 가져갔지만, 골문 앞 마지막 한 발을 잃었다.
남은 미국전은 순위가 아니라 자존심 싸움이 됐다. 미국은 이미 32강 진출과 D조 1위를 확보했다. 튀르키예는 대회 첫 골과 첫 승을 노려야 한다. 귈러의 다음 90분은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라 국민 앞에서 남기는 마지막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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