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골키퍼' 김병지 "더 급한 건 남아공…'무조건 이긴다' 정신 무장해야...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21일, 오후 02:38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멕시코에 아쉽게 패하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한국의 레전드 골키퍼였던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는 “더 조급한 팀은 한국이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라며 적극적인 승부를 주문했다.

멕시코전 다음날 회복 훈련.(사진=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은 남아공과 비기기만 해도 32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 반면 체코와 1-1로 비긴 남아공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심리적 차이가 경기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21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현재 상황에서 훨씬 더 조급한 쪽은 무조건 승리가 필요한 남아공”이라며 “남아공은 경기 초반부터 라인을 끌어올리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는 상대의 적극성을 역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남아공이 전진 압박과 공격 숫자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뒷공간이 생긴다. 후반으로 갈수록 그런 공간은더욱 넓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그 공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침투하느냐가 승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남아공의 조직력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아공은 이번 월드컵 엔트리 26명 가운데 19명을 자국 프로축구리그(프리미어십) 소속 선수들로 구성했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마멜로디 선다운스와 남아공 리그 챔피언 올랜도 파이리츠에서 각각 8명씩 발탁하며 조직력을 극대화했다.

김 대표는 “남아공은 자국 리그 기반의 끈끈한 조직력과 패스 플레이가 강점인 팀”이라며 “월드컵에서는 개인 기량 못지않게 조직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다만 전력 누수는 한국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체코전에서 득점한 핵심 미드필더 테보호 모코에나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출전하지 못한다”며 “모코에나는 활동량과 패스 성공률이 뛰어나 우리 대표팀의 황인범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핵심 미드필더 템바 즈와네까지 퇴장 징계로 빠진다”며 “남아공은 공수의 중심축이 이탈한 상태다. 상대가 조급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공백을 집요하게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아공전 키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는 “무조건 이강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멕시코 선수들이 경기 내내 돌아가면서 이강인을 집중 견제했다”며 “그럼에도 남아공전의 핵심은 결국 이강인이다. 상대 수비가 흔들리는 순간 결정적인 패스를 넣어줄 선수는 이강인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전에서 후반 조규성을 투입하며 공격 흐름을 바꿨던 것처럼 남아공전에서도 후반 교체 카드가 중요할 것”이라며 “이번 경기 역시 후반전이 사실상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대표팀의 다음상대 남아공 선수들.(사진=연합뉴스)
지난 멕시코전을 현지에서 직접 관전한 김 대표는 결과보다 운이 따르지 않았던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최소한 비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며 “후반 조규성의 결정적인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는 등 전체적으로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이강인이 전반 4분 만에 경고를 받으면서 경기 운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오프사이드와 파울 판정에서도 아쉬운 장면들이 있었고, 경기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우리 선수들끼리의 실수로 실점한 장면에 대해서는 “잘잘못을 따질 것은 아니지만, 골키퍼는 콜 플레이를 하고 문전으로 나온 순간 주변에 있는 모든 선수를 상대팀이라고 생각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되짚었다. 이어 “김승규가 멕시코전에서도 2, 3번 정도 슈퍼 세이브를 했는데 그 한 번의 실수로 인해 골을 내준 게 매우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측면 수비진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설영우와 김문환은 멕시코전에서 기대했던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남아공전에서는 어떤 선택과 변화가 이뤄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남아공전 예상 스코어로 한국의 2-0 승리를 전망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정신 무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비기기만 해도 된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면 경기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선수들은 반드시 이긴다는 자세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며 “멕시코전의 아쉬움을 교훈 삼아 남아공전에서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붓고, 반드시 32강 진출을 확정하길 바란다”고 뜨거운 응원을 전했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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