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겼다.
벨기에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AP PHOTO
벨기에는 이날 이란전에서 90분 동안 슈팅 23개를 기록하고도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의 선방이 빛나긴 했지만 골 결정력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전반 초반 케빈 더브라위너가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지만, 로멜루 루카쿠가 이를 제대로 연결하지 못했다. 과거 유럽 빅리그를 주름잡았던 그 선수는 온데간데 없었다. 지난해 6월 이후 처음 대표팀 경기에 선발 출전한 루카쿠는 벨기에 역대 최다 득점자라는 이름값과 달리 몸놀림이 눈에 띄게 둔했다.
벨기에는 전반 25분 오히려 실점 위기를 맞았다.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은 취소됐다. 벨기에는 이 경기까지 월드컵 4경기 연속 전반 무득점에 그쳤다.
후반에도 답답한 흐름은 이어졌다. 후반 13분 더브라위너가 공중볼을 절묘하게 잡아낸 뒤 막심 드쿠이퍼에게 결정적인 크로스를 연결했다. 하지만 드쿠이퍼의 슈팅은 베이란반드에게 막혔다. 후반 중반에는 수비수 나탕 응고이가 이란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퇴장당하며 벨기에는 수적 열세까지 떠안았다.
벨기에는 수비 숫자를 줄인 뒤에도 공세를 이어갔지만, 마무리의 정교함이 부족했다. 23개 슈팅을 시도하고도 무득점에 그친 것은 1994년 이후 벨기에가 월드컵 경기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기록하고도 골을 넣지 못한 불명예 기록이다.
벨기에의 고민은 더브라위너와 루카쿠의 경기력 저하다. 한때 에당 아자르, 더브라위너, 루카쿠, 무사 뎀벨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뱅상 콩파니 등이 이끌던 벨기에는 ‘황금세대’로 불렸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4강 이후 주요 대회에서 기대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BBC 해설진도 혹평했다. 패트릭 비에이라는 “벨기에의 가장 큰 문제는 더브라위너와 루카쿠가 경기 감각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루카쿠의 첫 터치와 연계 플레이가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로이 킨은 “패스, 움직임, 판단 모두 수준이 낮았다”며 “경기 질이 매우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란은 끈질긴 수비와 베이란반드의 선방을 앞세워 값진 승점 1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 하루 전 미국 입국을 허용받는 등 정상적인 준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개막 후 2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다. 이란이 월드컵 첫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벨기에는 최종전에서 뉴질랜드를 반드시 꺾어야 자력으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패하거나 비기면 이집트와 뉴질랜드, 이란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까지 올랐던 벨기에 축구가 이제 조별리그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