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부쉈던 US오픈 다시 제패한 클라크…"PGA 투어 '악당'은 이제 그만"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22일, 오후 06:27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윈덤 클라크(미국)가 지난해 US오픈에서의 악몽을 털어내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섰다. 다만 우승 기쁨 속에서도 자신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악당’으로 남게 될까 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윈덤 클라크.(사진=AFPBBNews)
클라크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신네콕 힐스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제126회 US오픈에서 최종 합계 4언더파 276타를 기록, 2위 샘 번스(미국·3언더파 277타)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3년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US오픈 우승이자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이다.

이번 우승은 클라크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지난해 US오픈이 열린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컷 탈락한 뒤 라커룸 문을 부수는 돌발 행동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골프계 안팎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클라크는 우승 직후 “첫 번째 US오픈 우승도 대단했지만 이번 우승은 그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며 “지난해 이 대회에서 남긴 씁쓸한 기억을 생각하면 다시 우승해 명예를 회복한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그 이야기가 이제는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야유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PGA 투어의 ‘악당’으로 남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클라크는 지난해 라커룸 문 파손 사건 이후의 시간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꼽았다.

그는 “오크몬트에서 있었던 일은 분명 내 인생 최악의 순간이었다”며 “이틀, 사흘 동안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거의 밖에도 나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 커리어와 세계랭킹, 평판 등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당시에는 1년 뒤 내가 다시 US오픈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클라크는 그 시간을 계기로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만큼 화를 내지 않는다. 답답함은 느끼지만 분노 자체는 많이 사라졌다”며 “삶이 전반적으로 행복해졌고 경기력도 좋은 상태에 있다. 지난해에는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너무 집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윈덤 클라크.(사진=AFPBBNews)
지난해 미국 라이더컵 대표팀 선발에서 제외된 것도 큰 상처로 남았다고 했다.

클라크는 “라이더컵 탈락 역시 배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모든 어려움을 지나 이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내내 클라크는 뉴욕 팬들의 거센 야유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좋은 샷에는 침묵이 이어졌고, 실수가 나오면 환호가 터져 나오는 분위기였다.

클라크는 “관중들은 분명 내가 우승하길 바라지 않았다”며 “메이저 대회에서 내 샷에 야유가 나오고 실수를 환호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는 내가 자초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텨낸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기 중 캐디와 관중 반응을 두고 농담을 나누기도 했다.

클라크는 “누군가 나를 응원하는 소리가 들리면 캐디에게 ‘그래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은 있네’라고 말하곤 했다”며 웃었다.

이어 “프레지던츠컵이나 라이더컵 원정 경기에서 느꼈던 분위기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에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의 캐디인 테드 스콧이 직접 찾아와 클라크를 격려했다.

클라크는 “스콧이 ‘정말 대단한 투지였다. 아무도 당신을 응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버텨내고 우승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클라크는 최근 캐나다오픈에서도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현지 팬들의 야유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응원받지 못하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라면서도 “이제는 그런 상황도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원정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만큼 짜릿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윈덤 클라크.(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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