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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벨기에의 월드컵 시계가 다시 멈춰 섰다. 23개의 슈팅을 때리고도 이란 골문을 열지 못했다.
벨기에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겼다.
벨기에는 이번 대회 첫 2경기를 모두 무승부로 마쳤다.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에 올랐던 벨기에는 2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벨기에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뉴질랜드를 꺾으면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승리하지 못할 경우 자력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란은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이번 대회 미국 입국 문제로 매 경기 하루 전에서야 미국 땅을 밟는 어려움 속에서도 개막 후 2경기 무패를 기록했다. 이란이 월드컵 첫 2경기에서 패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BBC'는 경기 후 "벨기에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를 넘지 못했다. 23개의 슈팅에도 골을 만들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벨기에는 초반부터 기회를 잡았다. 전반 5분 케빈 더 브라위너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로멜루 루카쿠가 문전에서 마무리할 기회를 맞았다. 루카쿠의 발은 공에 닿지 않았다. 202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루카쿠는 벨기에 역대 최다 득점자답지 않게 둔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란도 물러서지만은 않았다. 전반 25분 메흐디 타레미가 프리킥 패턴 이후 골망을 흔들었다. 이란 벤치는 환호했지만, 긴 비디오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벨기에는 이번 경기까지 월드컵 4경기 연속 전반 무득점에 그쳤다. 황금세대라는 이름으로 기대를 모았던 팀의 현재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후반에도 벨기에가 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13분 더 브라위너가 긴 공을 감각적으로 받아낸 뒤 막심 데 카위퍼에게 크로스를 연결했다. 데 카위퍼의 슈팅은 베이란반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벨기에가 이날 만든 가장 좋은 장면이었다.
악재도 겹쳤다. 후반전 벨기에 수비수 네이선 은고이가 결정적인 기회를 저지하는 파울로 퇴장당했다. 벨기에는 수적 열세 속에서도 공격을 이어갔지만 끝내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BBC에 따르면 벨기에는 이날 23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벨기에가 월드컵 한 경기에서 이보다 많은 슈팅을 기록하고도 득점하지 못한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경기 후 BBC는 벨기에 황금세대의 쇠퇴를 짚었다. 벨기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시작으로 에덴 아자르, 루카쿠, 더 브라위너, 무사 뎀벨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뱅상 콤파니 등을 앞세워 세계 정상급 전력을 구축했다. 우승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도 받았다.
실제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벨기에는 2014년 이후 참가한 6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이 단 한 번뿐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BBC는 "10년 넘게 벨기에가 월드컵을 우승할 것이라는 시선이 있었다. 지금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에는 슬픔이 묻어난다"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대표팀 출신 패트릭 비에이라는 벨기에의 가장 큰 문제로 더 브라위너와 루카쿠의 컨디션을 지목했다. 그는 "벨기에의 가장 큰 문제는 두 최고의 선수인 더 브라위너와 루카쿠가 경기 체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템포 부족이 보인다. 루카쿠의 첫 터치와 연계 플레이는 정말 좋지 않았다. 벨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벨기에는 인상적이지 않았다. 이란이 승점 1점을 얻을 만했다. 벨기에는 10명으로도 좋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경기였다"라고 덧붙였다.
로이 킨의 평가는 더 냉정했다. 그는 "경기 수준을 놓고 보면 형편없었다. 패스, 움직임, 판단 모두 너무 좋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킨은 더 브라위너의 한 장면만큼은 인정했다. 그는 "더 브라위너는 후반 가장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뛰어난 선수들은 단 한 번의 순간만으로도 경기를 바꿀 수 있다. 그 장면은 경기의 결정적인 순간이 됐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벨기에는 제러미 도쿠가 질병으로 빠진 가운데 공격에서 답답함을 드러냈다. 유리 틸레만스가 기회를 잡았고, 더 브라위너도 마지막까지 차이를 만들려 했지만 이란 골문은 끝까지 열리지 않았다.
두 팀은 나란히 승점 2점을 기록했다. 같은 조의 이집트와 뉴질랜드 경기가 남아 있는 가운데 벨기에의 32강 진출 여부는 최종전까지 이어지게 됐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