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은 날았고, 시네콕힐스는 달라졌다…2026 US오픈 결산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6월 22일, 오후 06:26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2026 US오픈은 윈덤 클라크(미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대회가 남긴 이야기는 그보다 훨씬 풍성했다. 김주형은 한국 남자골프의 역대 최고 성적과 타이기록을 세워 부활에 성공했고, 난공불락으로 불렸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은 시대의 변화를 보여줬다. 여기에 스코티 셰플러와 잰더 쇼플리는 변함없는 경기력으로 다시 한번 경쟁력을 증명했다.

김주형이 US오픈 최종 4라운드 8번홀에서 버디에 성공한 뒤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USGA)
◇US오픈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김주형

국내 골프 팬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김주형의 부활이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단독 3위에 올라 한국 선수의 US오픈 최고 성적과 타이를 이뤘다. 2011년 양용은이 기록한 공동 3위 이후 15년 만에 나온 성과다.

기록 이상의 의미도 있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으로 세계랭킹이 크게 하락했고, 시즌 초반까지도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마지막 날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다. 대회가 끝난 뒤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6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도 55위로 도약했다.

특히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셰플러, 쇼플리, 샘 번스, 맷 피츠패트릭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국 남자골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이저 우승 후보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윈덤 클라크가 제126회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USGA)
◇최종일에 가장 순했던 시네콕 힐스

대회가 열린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의 변화도 눈길을 끌었다.

시네콕 힐스는 US오픈 역사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코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986년 레이먼드 플로이드가 1언더파로 우승했고, 1995년 코리 페이빈은 이븐파, 2018년 브룩스 켑카는 1오버파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자가 언더파를 기록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코스였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다. 최종라운드 평균타수는 71.389타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페블비치, 2015년 챔버스베이에 이어 US오픈 역사상 세 번째로 낮은 최종일 평균타수다. 시네콕 힐스에서 열린 US오픈만 놓고 보면 역대 가장 낮은 최종라운드 평균타수였다. 마지막 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도 17명에 달했다.

물론 시네콕 힐스가 쉬워진 것은 아니다. 다만 선수들의 비거리 증가와 장비 발전, 데이터 분석 기술의 향상이 코스 설계를 조금씩 따라잡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최근 R&A와 USGA가 추진하고 있는 비거리 규제 논의 역시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아무리 어렵게 세팅한 코스라도 현대 선수들의 기술 발전 속도를 완전히 막기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잰더 쇼플리는 US오픈에서 10회 연속 톱15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USGA)
◇US오픈의 강자들

우승컵은 윈덤 클라크의 차지였다. 클라크는 1라운드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통산 두 번째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특히 US오픈 출전 6번 만에 2승을 달성해 브룩스 켑카, 리 트레비노와 같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4년 동안 US오픈 우승자가 모두 세계랭킹 20위 밖에서 나왔다는 점도 흥미롭다. 2023년 클라크(32위), 2024년 브라이슨 디섐보(38위), 2025년 J.J. 스펀(25위), 그리고 올해 클라크(34위)까지 이어졌다.

US오픈에 강한 선수들은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셰플러는 우승 경쟁 끝에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록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최근 22번의 메이저 대회 출전에서 17번째 톱10을 기록했다. 이는 벤 호건, 아널드 파머, 잭 니클로스, 타이거 우즈만 달성했던 기록이다.

쇼플리의 기록은 더욱 특별하다. 올해 공동 11위에 오른 그는 US오픈 10회 출전 연속 톱15를 이어갔다. US오픈 역사에서 10회 이상 연속 톱15를 기록한 선수는 잭 니클로스, 벤 호건, 보비 존스 정도뿐이다. US오픈이라는 가장 가혹한 무대에서 나온 기록이라 더 돋보인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공동 4위에 올라 최근 22번의 메이저 대회 출전에서 17번째 톱10을 기록했다. (사진=USGA)
US오픈 우승트로피에 윈덤 클라크의 이름을 새기고 있다. (사진=Chris Keane/US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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