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로 2시간 중단' 프랑스와 이라크, 라커룸에서 뭐 했을까..."카드 쳤다...농담이고 사실은"

스포츠

OSEN,

2026년 6월 23일, 오후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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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오늘 밤 정말 많은 일을 겪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이라크의 2026 북중미월드컵 경기가 멈춰 선 동안 경기장 안내 방송이 이렇게 외쳤다. 악천후로 인한 경기 중단 시간은 2시간을 넘겼다. 선수도, 코칭스태프도, 필라델피아 스타디움을 찾은 6만 8,344명의 관중도 길고 낯선 밤을 보내야 했다.

프랑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이라크를 3-0으로 꺾었다. 프랑스는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킬리안 음바페는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렸다.

경기 자체보다 더 큰 변수는 날씨였다. 현지 시간 오후 5시에 시작된 경기는 오후 8시 47분에야 끝났다. 안전 문제 때문이었다. 캐나다 출신 드류 피셔 주심이 전반 종료 휘슬을 분 시각은 오후 5시 49분. 당시 프랑스가 1-0으로 앞서고 있었다.

하프타임 이후 상황이 급격히 달라졌다. 먹구름이 몰려왔고, 강한 비가 쏟아졌다. 뇌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경기는 재개되지 못했다.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갔고, 관중들은 경기장 내부 대피 공간으로 이동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경기가 다시 시작된 건 현지 시간 오후 8시였다. 거의 2시간 가까운 대기였다. 프랑스는 재개 후 두 골을 더 넣으며 3-0 승리를 완성했다. 후반에는 수분 휴식도 없었고, 추가시간도 2분만 주어졌다.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음바페는 경기 후 "정말 긴 저녁이었다"라고 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그는 "우리는 많은 시간을 기다렸다. 감정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소모가 컸다. 라커룸 안에서 계속 집중하고 경기에 몰입한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라커룸에서 1시간 30분, 거의 2시간을 보내면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많은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선수들도, 스태프도 엄청난 노력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대기 시간 동안 프랑스 선수들이 무엇을 했는지도 관심을 모았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농담부터 던졌다.

그는 "카드를 쳤다"라고 웃은 뒤 "아니다. 우리는 기다렸다. 재개 시간이 계속 뒤로 밀렸다"라고 말했다.

데샹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안전 문제였다. 비와 번개를 상대로 싸울 수는 없다. 짜증나는 일은 아니다. 매우 특별한 상황이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경기는 2026 북중미월드컵 42번째 경기였다. 날씨 문제로 중단된 첫 경기이기도 하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국제축구연맹(FIFA)은 악천후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규칙을 정해 경기를 강행할 수 없다. 현지 당국의 안전 지침을 따라야 한다. 미국에서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 권고가 적용된다. NOAA 지침에 따르면 경기장 반경 8마일 안에서 낙뢰가 감지될 경우 경기를 중단해야 한다.

경기 전부터 필라델피아 현지에서는 날씨가 변수로 거론됐다. 킥오프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햇살이 비쳤다. 전반 종료 직후 폭우가 쏟아졌고, 천둥과 번개 위험이 커졌다. 관중들은 대피 안내를 받았다.

긴 대기에도 관중 대부분은 경기장에 남았다. 재개가 가능하다는 안내가 나오자 경기장 안에는 이날 가장 큰 함성 중 하나가 터졌다. 우비를 입은 팬들은 관중석에서 춤을 추며 다시 시작될 경기를 기다렸다.

선수들은 약 1시간 40분 뒤 워밍업을 위해 다시 그라운드로 나왔다. 그때도 경기는 곧바로 재개되지 않았다. 경기장 관계자들이 스퀴지로 그라운드 위 고인 물을 제거해야 했다.

재개 직후 프랑스는 추가골을 넣었다. 이라크가 골킥 상황에서 실수를 범했고, 프랑스와 음바페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라크를 이끈 호주 출신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은 긴 중단 시간이 실수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봤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BBC에 따르면 아놀드 감독은 "다시 나가기 전 선수들에게 누가 더 정신적으로 빨리 전환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실수가 우리에게 큰 타격을 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시간 중단은 선수들에게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 선수로서도, 감독으로서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했다.

아놀드 감독은 중단 시간 동안 선수들과 전반전 영상을 함께 봤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앉아서 쉬고, 다시 나갈 준비를 하는 데 더 초점을 맞췄다. 우리 모두에게 독특한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수비수 쥘 쿤데도 경기 중단 상황을 돌아봤다. 쿤데는 "중단 뒤에는 새로운 경기가 시작되는 것 같았다. 몸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클을 조금 탔다. 이후 멈춰서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나가 워밍업할 시간을 기다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 경기를 재개해 마무리하고 싶어 했다. 그라운드에 물이 찬 구역이 있었기 때문에 경기할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BBC 라디오 5 라이브 해설을 위해 현장을 찾은 전 스코틀랜드 윙어 팻 네빈은 긴 중단 시간이 프랑스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네빈은 "가장 큰 영향은 향후 며칠 동안의 루틴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수분 보충, 에너지 보충, 음식 섭취 등 여러 부분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하게도 휴식은 프랑스 팀에 맞아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다시 나온 뒤 남은 경기를 편하게 풀어갔다"라고 평가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악천후 지연은 방송에도 영향을 줬다. BBC는 전반 분석과 대회 주요 장면을 전한 뒤 현지 중계 편성을 조정해야 했다. 경기 재개 전까지 기존 스튜디오 진행진과 패널들은 물러났고, 이후 중계진이 다시 경기를 이어갔다.

날씨로 경기가 멈췄을 때 선수들이 무엇을 하는지는 팀마다 다르다. 전 웨스트햄 수석코치 에두 루비오는 BBC 스포츠에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그는 현재 스포팅 캔자스시티 수석코치로 일하고 있다.

루비오는 2년 전 웨스트햄의 플로리다 프리시즌 투어 당시 네 차례 친선경기 중 두 경기가 폭풍으로 지연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에서는 그런 부분에 매우 엄격하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도 다르고, 코칭스태프마다 전략도 다르다. 프로토콜을 따라야 한다. 라커룸으로 돌아가면 20분마다 상황을 알려준다"라고 설명했다.

루비오는 "처음 20분 동안은 선수들이 편하게 쉬고, 워밍업복처럼 더 편한 옷으로 갈아입게 했다. 조금씩 사이클을 타고 스트레칭을 했다. 몇몇은 요가를 원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20분 동안은 선수들이 날씨 문제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도록 풋볼 테니스를 준비했다. 선수들에게 상기시킬 짧은 2분짜리 영상도 봤다. 이런 지연은 귀찮을 수 있지만, 우리는 아주 단순하게 접근했다"라고 했다.

이어 "요가, 음악, 약간의 휴식이 있었다. 45분을 넘기면 솔직히 나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프랑스와 이라크의 밤은 45분을 훌쩍 넘겼다. 거의 2시간의 중단이었다. 선수들은 몸을 식히지 않기 위해 움직였고, 코칭스태프는 집중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애썼다. 팬들은 대피 공간에서 기다렸다.

그 긴 대기 시간을 지나 프랑스는 다시 나와 두 골을 더 넣었다. 음바페는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멀티골을 완성했고, 프랑스는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비와 번개가 만든 낯선 공백은 프랑스의 집중력을 꺾지 못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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