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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모하메드 살라(34, 이집트)는 여전히 마법을 갖고 있었다. 리오넬 메시(39, 아르헨티나)가 시간을 거스르는 동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 포르투갈), 케빈 더 브라위너(34), 로멜루 루카쿠(33, 이상 벨기에)는 세월의 무게와 싸우고 있다.
미국 'ESPN'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모하메드 살라는 해냈다. 2026 월드컵은 노장들에게 쉽지 않은 대회가 되고 있다"라며 이번 대회 베테랑 스타들의 엇갈린 행보를 조명했다.
살라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집트는 뉴질랜드를 3-1로 꺾었다. 이집트 축구 역사상 월드컵 본선 첫 승리였다.
이집트는 이전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7차례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월드컵 역사에서 이집트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르고도 승리가 없던 팀은 온두라스(9경기)뿐이었다. 이집트가 원했던 것은 거창한 기록이 아니었다. 어떤 방식이든 월드컵 첫 승리였다. 그 승리가 살라의 발끝에서 나왔다.
살라는 후반전 이집트의 부담을 덜어냈다.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리버풀에서 자주 보여줬던 장면과 닮은 득점이었다. 코너킥으로 트레제게의 헤더 골도 도왔다. 이 한 경기로 살라는 이집트의 월드컵 첫 승리를 이끌었고, 자국 최다 득점 기록에도 한 골 차로 다가섰다. 그 기록의 주인은 현재 이집트 대표팀을 이끄는 호삼 하산 감독이다.
'옵타'에 따르면 살라는 뉴질랜드전에서 슈팅 5회, 기회 창출 5회를 기록했다. 총 10차례 득점 기회에 관여했다. 이번 월드컵 단일 경기에서 이보다 많은 기회에 관여한 선수는 아직 없다.
이집트는 이 승리로 G조 선두에 올랐다. 오는 27일 미국 시애틀에서 이란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집트는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살라의 이야기는 클럽 커리어처럼 화려한 월드컵 하이라이트로 가득 차 있지는 않았다. 이집트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최다 우승국이다. 대륙 무대에서는 강호다. 월드컵에서는 달랐다. 본선 첫 승리조차 없었다. 살라는 슈퍼스타라는 이유만으로 늘 대표팀에서 더 많은 것을 요구받았다. 뉴질랜드전은 그 압박을 풀어낸 경기였다.
반대편에서는 벨기에의 노장들이 무거운 현실을 마주했다. 벨기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이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루카쿠와 더 브라위너는 팀을 구하지 못했다. 벨기에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뉴질랜드전에서 월드컵 생존을 걸어야 한다.
벨기에의 기대치는 이집트와 다르다. 벨기에는 지난 10년 동안 '황금세대'라는 이름을 달고 월드컵에 나섰다. 더 브라위너와 루카쿠는 그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안다. 이번 대회는 두 선수의 네 번째 월드컵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섰던 벨기에는 세계 정상 도전을 기대받았다. 지금은 당시의 팀이 아니다. 에당 아자르, 뱅상 콤파니, 악셀 비첼, 얀 베르통언이 떠났다. 그들을 대체한 선수들은 같은 수준에 닿지 못했다. 더 브라위너와 루카쿠,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마지막 기회를 붙잡고 있는 형태다.
두 선수도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좋은 기회는 이미 지나갔다. 2018년 4강 진출이 벨기에 황금세대의 정점이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더 브라위너와 루카쿠는 전성기의 생산성과는 멀어진 모습이다.
루카쿠는 1차전 이집트전에서 아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컨디션 문제가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 SSC 나폴리에서 부상과 컨디션 문제로 리그 출전이 7경기에 그쳤다. 벨기에가 이집트와 1-1로 비기던 경기에서도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단계였다.
이란전에서는 선발 기회를 받았다. 경기 전까지 루카쿠는 A매치 127경기 90골을 기록한 벨기에 역대 최다 득점자였다. 국제 경기 통산 득점 순위에서도 5위권에 있는 공격수다.
ESPN은 "소파이 스타디움에서의 73분은 그 명성에 미치지 못했다. 루카쿠는 유효슈팅도, 빗나간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도움도 없었다. 기대득점은 0.03에 그쳤다. 몸은 무거워 보였고, 움직임은 둔했다. 그는 후반 28분 교체됐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더 브라위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후반 14분 막심 드 카위퍼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찔러 넣었다. 드 카위퍼가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를 향해 슈팅하지 않고 골을 넣었다면 더 브라위너는 결정적 기여를 남길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 장면을 제외하면 더 브라위너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더 브라위너는 늘 힘겨운 표정으로 뛰는 선수였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박스 투 박스 질주를 이어가던 모습은 그의 상징이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1년 전 계약 만료와 함께 그를 떠나보낸 배경에는 부상이 있었다. 부상은 거의 10년 가까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군림했던 더 브라위너의 폭발력을 조금씩 갉아먹었다.
나폴리에서도 상황은 쉽지 않았다. 햄스트링 장기 부상으로 최근 몇 달간 어려움을 겪었고, 모든 대회를 통틀어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란전에서도 컨디션 부족이 드러났다. 전진 질주는 날카롭지 않았고, 패스도 흔들렸다.
매체는 "후반 막판에는 평소 더 브라위너답지 않은 장면도 나왔다. 수비 진영에서 사이드 에자톨라히에게 공을 빼앗겼다. 이란 수비수가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벨기에는 실점을 피했다. 더 브라위너는 후반 42분 마티아스 페르난데스-파르도와 교체될 때 완전히 지친 모습이었다"라고 조명했다.
벨기에는 뉴질랜드와 최종전에서 패하지 않아야 월드컵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더 브라위너와 루카쿠는 다시 한 번 뛰어야 한다. 문제는 두 선수가 아직 그럴 힘을 갖고 있느냐다.
이번 월드컵은 이름값 높은 베테랑들에게 쉽지 않다. 메시가 알제리전 해트트릭으로 예외를 만들었고, 살라가 뉴질랜드전에서 비슷한 장면을 보여줬다. 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콩고민주공화국전 90분 동안 존재감을 남기지 못했다.
살라 역시 1차전 벨기에전에서는 교체됐다. 경기 뒤 호삼 하산 감독은 두 사람 사이 불화설을 부인해야 했다. 2차전에서 살라는 직접 답했다. 이집트가 가장 필요로 한 순간, 골과 도움으로 사상 첫 월드컵 승리를 안겼다.
벨기에는 이제 같은 장면을 더 브라위너와 루카쿠에게 기대해야 한다. 뉴질랜드전에서 둘 중 한 명이라도 살라처럼 팀을 끌어올려야 한다. 월드컵 생존이 걸린 경기다.
현실은 냉정하다. 살라는 아직 한 번 더 시간을 되돌릴 힘을 보여줬다. 더 브라위너와 루카쿠에게도 그 힘이 남아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2026 월드컵은 노장들에게 관대하지 않다. 그 무대에서 살아남는 선수만이 마지막 서사를 이어갈 수 있다. /reccos2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