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잉글랜드가 가나의 늪에 빠졌다.
잉글랜드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리그 L조 2차전에서 가나와 0-0으로 비겼다. 크로아티아를 4-2로 꺾고 출발했던 잉글랜드는 2연승으로 32강 조기 확정을 노렸지만 승점 1에 그쳤다. 파나마를 1-0으로 잡았던 가나도 1승 1무가 됐다.
잉글랜드는 경기 시작부터 공을 오래 소유했지만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패스가 번번이 막혔다. 전반 12분 매듀에케가 오른쪽에서 제임스를 살렸고, 제임스의 낮은 패스는 골문 앞에서 잘렸다. 전반 14분 라이스의 프리킥은 크로스바 위로 떴다.
가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박스 앞에 층을 만들고, 공을 빼앗으면 세메뇨와 윌리엄스를 향해 길게 보냈다. 잉글랜드는 점유율만 쌓았다. 전반 21분이 지나도록 유효슈팅은 없었다. 제임스와 아예우가 머리를 부딪쳐 경기가 한 차례 멈췄고, 곧이어 음료 휴식까지 겹치면서 템포도 끊겼다.
가장 활발했던 쪽은 매듀에케였다. 전반 33분 안쪽으로 접은 뒤 벨링엄에게 흐른 공이 슈팅으로 이어졌지만 파티가 막았다. 전반 36분에는 매듀에케의 크로스를 라이스가 머리에 맞혔지만 골문을 넘겼다. 전반 추가시간 케인이 박스 정면에서 왼발을 꺼냈지만 가나 수비가 몸을 날렸다.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슈팅 숫자보다 더 아픈 건 위협 장면이었다. 잉글랜드는 공을 잡고도 골키퍼를 움직이지 못했다. 가나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라인을 유지했다. 전반 41분 라이스가 경고를 받았지만 경기 판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에도 답답함은 이어졌다. 고든이 후반 12분 박스 밖에서 때린 슈팅이 이날 첫 유효슈팅으로 기록됐다. 너무 늦은 첫 장면이었다. 매듀에케의 굴절 슈팅은 문전에서 걷혔고, 앤더슨의 헤더도 수비 벽에 걸렸다. 벨링엄은 박스 안에서 오포쿠와 부딪혀 넘어졌지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투헬 감독은 후반 20분 부카요 사카와 니코 오라일리를 투입했다. 고든과 스펜스를 빼고 측면 구성을 바꿨다. 매듀에케는 왼쪽으로 이동했고, 사카가 오른쪽에서 폭을 넓혔다. 하지만 가나 수비는 흔들릴 듯 버텼다. 두 줄 수비는 케인에게 향하는 길목을 먼저 닫았다.
오히려 더 결정적인 장면은 가나 쪽에서 나왔다. 후반 22분 아예우와 윌리엄스가 빠지고 프린스 아두와 압둘 파타우가 들어갔다. 곧바로 아두가 뒷공간으로 뛰어들었다. 픽포드가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와 아두와 충돌했고, 주심은 골키퍼 프리킥을 선언했다. VAR 확인 뒤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막판에도 케인을 살리지 못했다. 벨링엄은 중원과 박스를 오가며 공을 받았고, 사카와 매듀에케는 측면에서 1대1을 걸었다. 그러나 크로스는 첫 수비에 걸렸고, 세컨드볼은 가나 미드필더 발밑으로 떨어졌다. 경기는 그대로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벨링엄의 개인 기록도 결과에 묻혔다. 그는 이날 잉글랜드 남자 대표팀 역대 최연소 A매치 5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50번째 경기의 밤은 축제가 되지 않았다. 케인도 월드컵 개인 기록을 더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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