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홈경기처럼 느낄 수도" 美 언론의 분석...홍명보호, 몬테레이 '한인 사회' 응원 등에 업고 32강 도전

스포츠

OSEN,

2026년 6월 24일, 오후 04:48

[OSEN=몬테레이(멕시코), 이대선 기자] 24일(한국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을 치른다.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6.24 /sunday@osen.co.kr

[OSEN=정승우 기자] 멕시코 몬테레이가 한국 축구대표팀에 또 하나의 홈구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디 애슬레틱'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몬테레이의 한인 거주지가 한국의 월드컵 경기를 홈경기처럼 느끼게 만들 것"이라며 한국과 멕시코, 특히 몬테레이 일대에 자리 잡은 한인 사회를 조명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체코전 2-1 승리, 멕시코전 0-1 패배로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남아공전에서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해야 한다.

경기 장소는 낯설지만 분위기는 다를 수 있다. 디 애슬레틱은 몬테레이 외곽의 한 식당을 소개했다. 식당 입구에는 한국어 간판이 걸려 있고, 내부에서는 선풍기가 돌아가며, 계산대 뒤 여성은 한국어로 통화하고 있었다. 설명에 따르면 주방에서는 삼겹살 냄새가 났고, TV에는 프랑스와 이라크의 월드컵 경기가 한국 중계로 나오고 있었다. 벽에는 한국 포스터와 광고가 붙어 있었다.

장소는 서울이 아니었다. 서울에서 7,000마일 이상 떨어진 멕시코 북동부 몬테레이 외곽이었다.

멕시코에는 한국 출생 주민 약 1만 2,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5세대에 걸친 한국계 후손까지 포함하면 약 5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중 상당수가 몬테레이에 살고 있다. 이 지역에는 한식당, 상점, 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 한 슈퍼마켓에는 스페인어와 한국어 간판이 함께 걸려 있다.

현지에서는 페스케리아라는 지명을 '페스코레아'라고 부르기도 한다. 멕시코와 한국 문화가 섞인 지역이라는 의미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과 남아공의 경기에 이런 배경이 더해졌다. 남아공은 앞서 개막전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아즈테카 경기장의 압도적인 홈 분위기를 경험했다. 이번에도 또 다른 의미의 원정 분위기와 마주할 수 있다.

홍명보 감독도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 부분을 언급했다.

홍 감독은 "한국과 멕시코의 관계는 아주 좋다. 체코전 때 한국 팬들뿐 아니라 멕시코 팬들도 한국을 응원해줬다. 멕시코 팬들의 응원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은 홈경기장처럼 느낄 수도 있다. 우리 선수들에게는 아주 큰 선물이다. 경기에서 잘 활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멕시코 내 한국인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몬테레이와 누에보레온 지역에서 그 흐름이 커진 계기는 2016년 페스케리아에 문을 연 기아 생산공장이었다. 500헥타르 규모의 공장이 들어서면서 조용했던 마을에 많은 한국인이 들어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자료에 따르면 페스케리아 인구는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608% 증가해 14만 7,624명에 달했다.

멕시코에서 한국 기업을 지원하는 보라 박은 디 애슬레틱을 통해 "처음에는 기술직 노동자들이 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형태였다. 지금은 이곳에 남아 멕시코인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사람도 많다"라고 말했다.

[사진] 디 애슬레틱기아가 몬테레이 인근에 공장을 세운 것은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몬테레이는 미국 국경에서 남쪽으로 몇 시간 떨어진 곳이다. 기아 공장 직원 2,400명 중 약 2%가 한국계이며, 구내식당에서는 멕시코 음식과 한식을 함께 제공한다.

현지 한식당도 한인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11년째 운영 중인 식당 '무궁화'를 소개했다. 이 식당은 61세 박준초 씨가 운영한다. 그는 스페인어를 많이 하지는 못하지만 멕시코에 강한 애정을 느낀다고 했다.

박 씨는 멕시코인과 한국인의 차이에 대해 멕시코인은 일을 '마냐나', 즉 내일 하려는 경향이 있고, 한국인은 '빨리빨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 식당에는 바쁜 노동자들을 위한 점심 특급 메뉴도 있다.

한국과 멕시코 사이에 모두 발을 걸친 사람들에게는 멕시코전이 특별한 고민을 안긴 경기였다. 페스케리아의 호텔 에코를 운영하는 가족의 현수림 씨는 한국과 멕시코 유니폼을 모두 어깨에 걸쳤다고 했다. 그는 인천에서 태어났지만, 인생의 대부분을 멕시코에서 보냈고 한국어보다 스페인어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36세의 현 씨는 "한국이 멕시코에 진 뒤에도 멕시코 사람들은 계속 한국을 응원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메시지를 받았다. '우리가 이겨서 정말 미안하지만 한국은 통과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라고 전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과 멕시코의 축구 인연은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멕시코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스웨덴에 0-3으로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같은 시간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멕시코는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멕시코 팬 수백 명은 멕시코시티의 한국 대사관 앞에 모여 축하했다. 이들은 "코레아노, 에르마노, 야 에레스 멕시카노"라고 외쳤다. "한국인 형제여, 이제 당신은 멕시코인"이라는 뜻이다.

이 구호와 우정은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대회 초반 과달라하라에 머물렀다. 소셜 미디어에는 한국 팬들이 멕시코 팬들과 함께 춤추고, 멕시코 유니폼을 입고, 현지 팬들에게 들어 올려지는 영상이 확산됐다. 체코전에서도 현지 관중 상당수가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멕시코시티에서 한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28세 보라 박은 "멕시코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아름답다. 우리는 멕시코가 따뜻하고 정이 많은 나라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국과 멕시코 사이의 형제애와 우정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매우 강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약 10년 전만 해도 멕시코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독립된 국가로 잘 알지 못하고 중국 정도만 아는 경우도 있었다. 박 씨는 "10년 전 누에보레온 사람들이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시작했고, K팝과 K드라마가 무엇인지 묻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OSEN=사포판(멕시코), 이대선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0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훈련을 진행했다.한국은 1승 1패, 승점 3으로 멕시코(승점 6)에 이어 조 2위가 됐다. 체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나란히 승점 1에 머물러 있는 만큼 한국은 남아공과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다.대한민국 선수들이 김진규 코치를 바라보고 있다. 2026.06.20 /sunday@osen.co.krK팝, K드라마, 한식은 멕시코 북동부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몬테레이에서 열리는 한국의 남아공전은 이곳에 삶을 꾸린 한인들에게 특별한 순간이다.

현수림 씨는 멕시코식 표현으로 "무이 파드레"라고 말했다. "정말 멋지다"는 뜻이다.

그는 "몬테레이가 월드컵 개최 도시가 되고, 한국이 이곳에서 경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제 몬테레이에서 남아공을 상대한다. 승리하면 자력으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무승부도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멕시코 팬들의 우정, 몬테레이 한인 사회의 응원까지 더해진다면 한국은 낯선 원정지에서 또 한 번 홈과 같은 힘을 얻을 수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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