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뒤에서 만들려는 선수들만 많았다"

스포츠

뉴스1,

2026년 6월 25일, 오후 04:19

최용수 전 감독2025.9.29 © 뉴스1 김진환 기자


'독수리' 최용수 전 감독이 한국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3차 남아공전을 지켜본 뒤 "우리가 가진 장점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더 아쉬운 패배"라고 코멘트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남아공에 0-1로 졌다.

체코를 2-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던 한국은 멕시코에 0-1, 남아공에 0-1 패배로 1승2패(승점 3)가 됐다.

A조 3위에 머문 한국은 다른 조 결과를 지켜보며 각 조 3위 12개 팀 중 8위 안에 들기를 바라야 하는 처지다.

쓰린 패배에 최용수 감독은 "허허…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박지혜 기자


이날 한국은 남아공을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칠 것이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잦은 패스 미스로 흐름을 내줬고,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역습으로 실점해 무너졌다.

그는 "남아공은 선수비 후역습 밖에 할 것이 없었다. 우리는 그것보다 할 줄 아는 게 더 많은 팀인데, 그 흐름과 플랜에 우리도 같이 말리고 말았다"면서 속상해했다.

이어 "남아공은 최대 한 골 정도밖에 못 넣는 팀이고, 그 방법도 역습으로 국한돼 있었다. 그런 팀을 상대로 우리는 먼저 한 골만 넣었어도 경기를 훨씬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남아공은 먼저 실점하면 '선수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경기를 너무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한 게 아쉬웠다. 단조로운 남아공에 말려 그들이 원하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곱씹었다.

경기 전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남아공보다 앞섰다고 평가했던 최용수 감독은 "우리는 침투 패스 좋은 이강인, 돌파 좋은 손흥민, 헤더 좋은 조규성, 조율 좋은 황인범 등 각자 개성 있고 실력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럼에도 이날은 갖고 있는 걸 다 못 보여주지 못했다"며 거듭 아쉬움을 표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조규성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치열한 볼다툼을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박지혜 기자

한국은 이날 0-1로 뒤진 뒤 막판 총공세에 나섰지만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가도 페널티 박스 안에 공격 숫자가 적어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용수 감독은 "나도 스리백을 즐겨 쓴 지도자로서 많이 받은 지적인데, 지고 있는 상황에서 뒤에 숫자를 많이 두고 갖는 점유율은 의미가 없다. 보다 적극적으로 숫자를 늘렸어야 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역습을 얻어 맞더라도 더 과감하게 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축구 역사는 결국 페널티 박스 안에 들어간 다음에 만들어지는데, 골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도 뒤에서 만들려는 선수들만 많았고 안으로 쇄도해서 해결하려는 모습은 적었다"고 짚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박지혜 기자


이날 한국은 주장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 후반에 교체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상대 체력이 떨어진 시기 투입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계획이었고 실제로 손흥민이 여러 차례 슈팅과 패스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아 이 변화 역시 빛을 바랬다는 평가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가 잘 풀렸으면 모르지만 잘 안 풀렸기에, 손흥민까지 없으니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더 흔들린 것 같았다. 또한 손흥민이 없으니 상대를 지치게 하고 괴롭히는 움직임도 적었다"면서 "결국 다 결과론이지만, 초반부터 가진 전력을 다 쏟아서 올인했으면 남아공이 더 쉽게 흔들렸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도 든다"고 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한국은 조별리그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다른 조 3위들 결과에 따라 한국의 월드컵 여정은 여기서 끝날 수도, 기적 같은 기회가 더 주어질 수도 있다.

최용수 감독은 "조별리그 3경기를 다 치르고 난 뒤 돌이켜보니, 같은 조 3개 팀 모두 우리의 공격력을 두려워했고 이에 대비해 수비에 신경 쓰는 데 집중했다. 그만큼 우리가 위협적 존재였는데 실질적으로 결과는 그에 따르지 못한 것 같아 더 아쉽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최용수 전 축구감독이 2026.5.4 © 뉴스1 권현진 기자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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