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이 25일 일본 지바현 카멜리아 골프클럽에서 열린 JLPGA 투어 어스몬다민컵 1라운드에서 경기하고 있다. (사진=윤현준 프리랜서 작가)
우승 뒤 이데일리와 단독으로 전화 인터뷰한 이민영은 “사실 최종라운드를 끝냈을 때도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다”며 “경기를 일찍 끝낸 상태였고 2위나 3위로 끝나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대하지 않았던 연장전에 들어갔고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민영은 2라운드까지 공동 24위에 머물러 우승 경쟁에선 한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선두권 선수들이 타수를 많이 줄이지 못하면서 연장전의 기회가 왔다.
이민영이 JLPGA 투어 어스몬다민컵 1라운드 경기를 끝낸 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미희 기자)
그는 “1차 연장에서 나는 2온에 성공했고 다른 선수들은 버디를 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다”며 “그래서 여기서 끝나겠다고 생각했는데 오이데 선수가 버디를 하면서 승부가 길어졌다”고 돌아봤다.
연장이 반복되는 동안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비거리에서 우위에 있던 이민영은 계속 유리한 위치를 만들었고, 오이데는 뛰어난 쇼트게임으로 응수했다. 이민영의 평균 비거리는 259야드, 오이데는 241야드로 크게 차이가 났다.
이민영은 “1차 연장부터 7차 연장까지 거의 비슷한 흐름이었다”며 “나는 거리가 앞서 유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매번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머릿속에는 ‘버티자’라는 한 가지 생각만 남았다. 오이데가 버디를 잡아낼 때마다 조급해지기보다 자신의 플레이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이민영은 “나는 편하게 경기하고 있었지만 상대는 모든 힘을 쏟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계속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긴 연장 승부를 치르면서 KLPGA 투어(통산 4승) 시절 경험도 떠올랐다. 그는 2014년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3명이 벌인 5차 연장 끝에 우승한 적이 있다. 이민영은 “그때도 ‘끝까지 버티자’는 생각뿐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상대보다 잘 치려고 하기보다 내 경기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가장 큰 위기는 5차 연장이었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면서 장점인 2온 공략 기회를 놓쳤다. 이민영은 “상대는 쇼트게임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 위기라고 생각했다”며 “다행히 둘 다 파를 기록했고 그 뒤에도 내 템포만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다시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 뒤 7번째 연장에서 오이데가 무너지면서 이민영이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이민영은 “우승을 기대하지 못했으나 만약 연장전에서 져서 우승하지 못했더라면 크게 아쉬웠을 것”이라며 “기다림의 끝에 찾아온 우승이라 더 기뻤다”고 말했다.
이민영이 지난 21일 JLPGA 투어 니치레이 레이디스에서 7차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경기 진행 요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이민영 본인 제공)
이번 우승으로 일본 투어 통산 8승을 달성한 이민영은 어느덧 일본 무대 10년 차 베테랑이 됐다. 그는 “세영이는 마흔 살까지 같이 투어를 뛰자고 말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며 “골프 말고도 해보고 싶은 일이 많다”고 웃었다.
선수 생활을 언제 마무리할지 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투어 생활을 끝난 뒤에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생각이다. 대학원 진학도 고민하고 있고 여행과 사진 촬영도 좋아한다. 이번 대회 전에도 친구들과 일본 미야코지마를 다녀왔다.
그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딱히 한 가지 목표를 정해두고 선수로 활동하지 않았다”라며 “언젠가 선수 생활은 끝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선수 생활을 끝날 때까지는 지금처럼 조용히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민영이 티샷에 앞서 목표지점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윤현준 프리랜서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