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멸 부른 '손 벤치' 도박…홍명보 "모든 것은 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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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26일, 오전 12:38

[몬테레이(멕시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 주장 손흥민(LAFC)도 변명하지 않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해 자력 32강 진출에 실패한 뒤 감독과 주장은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남아공전 패배 후 “이번 대회 세 경기 중 가장 좋지 않은 경기였다”고 말했다. 손흥민도 “경기장에서 많이 도와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자책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0대1로 패배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패인을 꼽으라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출발점은 선발 구상이었다. 홍 감독은 이날 주장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던 손흥민 대신 오현규(베식타스)가 최전방에 섰고,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왼쪽 측면 공격수로 이번 대회 첫 선발 출전했다.

전반에는 체력 있는 선수들로 버티고, 후반 상대 힘이 떨어졌을 때 손흥민을 투입해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랐다. 그는 “오늘 같은 결과가 나오면 선발 명단 변화도 실패가 되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전반전은 답답했다. 오현규는 최전방에서 고립됐고, 황희찬도 남아공 수비를 흔들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중원에서는 상대 압박을 풀어내지 못했다. 패스 실수는 잦았고, 공격 전개는 느렸다. 전반 유효 슈팅 0개가 경기 내용을 그대로 보여줬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 김진규(전북),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를 한꺼번에 투입했다. 전반 45분 만에 교체 카드 3장을 쓴 것은 첫 구상이 어긋났다는 뜻이었다. 손흥민은 오현규 아래 왼쪽 2선에 자리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함께 공격을 풀려 했다. 그러나 촘촘하게 공간을 좁힌 남아공의 수비벽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골은 남아공에서 나왔다.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가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갈랐다. 한국은 조규성(미트윌란)까지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남아공은 몸을 던져 리드를 지켰다. 후반 43분 손흥민이 아크 부근에서 때린 회심의 슈팅도 상대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이날 손흥민의 슈팅은 그게 전부였다.

홍 감독은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다른 요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유를 그런대로 돌리고 싶지도 않다”며 “세 경기 중 가장 좋지 않은 경기를 한 것은 맞다”고 언급했다. 선발 변화와 경기 운영에 대해서도 “결국 모든 것은 감독의 책임이다”고 인정했다.

손흥민도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도핑 검사 대상자로 선정돼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믹스트존에 나온 그는 “경기가 잘 안 풀려 답답했고 결과도 너무 아쉽다”면서 “팀이 패배하는 걸 지켜보고, 경기장에서 많이 도와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한국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 휴고 브로스 남아공 감독은 “한국은 자신들이 원했던 공간을 찾지못했다”며 “손흥민과 이강인이 공을 받을 공간을 차단했고, 가운데로 공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승리 요인을 설명했다.

외신도 한국의 패배를 이변으로 받아들였다. 디애슬레틱은 남아공의 승리를 “감동적인 이변”이라고 타전했고, ESPN은 “손흥민의 선발 제외는 충격적인 선택이었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됐지만 32강 진출에 필요한 무승부를 얻는 데 기여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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