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깃발 허용→이집트·이란 반발, 그런데 조 1위도 걸렸다…27일 시애틀 충돌

스포츠

OSEN,

2026년 6월 26일, 오후 01:48

[OSEN=이인환 기자] 시애틀의 한 경기는 축구만 담지 않는다.

이집트와 이란은 27일 낮 12시(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루멘 필드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최종전을 치른다. 조 1위가 걸린 경기다. 이집트는 선두권을 잡고 있고, 이란도 승리하면 조 정상까지 노릴 수 있다. 90분 안에는 승점표가 있고, 경기장 밖에는 정치와 문화의 충돌이 있다.

논란은 경기 전부터 커졌다. 시애틀은 6월 마지막 주말을 프라이드 행사와 연결해 준비해 왔다. 월드컵 일정이 확정되면서 이집트-이란전이 그 흐름 안에 들어왔다. 두 나라는 LGBTQ 관련 행사와 자국 대표팀 경기의 연결에 반발했다. 축구 일정 하나가 개최 도시의 축제, 참가국의 문화·종교적 배경, FIFA의 인권 메시지와 한꺼번에 맞물렸다.

경기장 안의 기준은 정해졌다. 무지개 깃발은 반입될 수 있다.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지지하는 상징물도 규정 범위 안에서는 허용된다. 정치적 문구, 과도한 크기, 안전 규정 위반 물품은 제한된다. FIFA는 월드컵 경기 운영과 시애틀 지역 행사를 분리하려 한다. 그러나 관중석에서 보이는 색은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

시애틀 지역 조직위는 물러서지 않았다. 도시의 프라이드 주말은 오래된 지역 행사다. 월드컵이 들어오면서 축소하는 대신, 환영과 포용의 메시지를 더 크게 내는 쪽을 택했다. 이집트와 이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배경이다. 두 팀 모두 경기 전 질문을 축구로만 제한하기 어렵다.

정치적 그림자도 있다. 이란은 대회 내내 미국 입국과 체류 문제를 안고 움직였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 속에 대표팀 일정까지 영향을 받았다. 이집트전은 단순한 조별리그 최종전이 아니라 미국 땅에서 열리는 이란의 운명전이다. 승리하면 32강에서 더 큰 정치적 대진이 열릴 수도 있다.

이집트는 축구장 안에서 역사적 흐름을 만들었다. 뉴질랜드전 승리로 오랜 월드컵 무승의 시간을 끊었다. 모하메드 살라를 앞세운 이집트는 조 선두권에서 마지막 경기를 맞는다. 비기기만 해도 유리한 고지를 지킬 수 있다. 수비 라인을 안정시키고 역습으로 이란의 조급함을 찌르는 그림이 가능하다.

이란은 버티는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벨기에와 뉴질랜드를 상대로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최종전까지 조 1위 가능성을 남겼다. 다만 이집트를 잡아야 계산이 선명해진다. 무승부는 다른 경기 결과를 봐야 하고, 패배는 3위 경쟁으로 밀릴 수 있다. 프라이드 논란보다 더 냉정한 것은 승점표다.

시애틀의 낮 12시는 여러 시선이 겹친다. 무지개 깃발은 관중석에 들어오고, 이집트와 이란은 그라운드 위에서 조 1위를 다툰다. FIFA는 경기와 지역 행사를 나누려 하지만, 월드컵은 늘 경기장 밖의 세계를 끌고 들어온다. 루멘 필드의 스코어보드는 G조 순위만 고정하지 않는다. 이번 대회가 어떤 메시지를 허용하고 어디까지 감당하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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